[초점] 한국, 세계반도체협의회(WSC) 가입 여부 논란

향후 세계 반도체시장을 이끌어갈 것이 유력시되는 세계반도체협의회(WSC)가 내달 11일 하와이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가입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WSC는 지난해 말 실무회담에서 미, 일을 비롯해 한국과 유럽을 정규 회원국으로 포함시키고 대만과 캐나다를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최종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의 가입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WSC 주도국인 미국이 관세문제를 이유로 한국의 가입을 막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WSC는 국가간 시장접근을 용이하게 한다는 방침아래 협의회 가입조건으로 「반도체 관세를 철폐했거나」,「관세를 신속히 철폐키로 한 국가」로 제한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아 「조기 무관세 원칙」를 줄곧 강조해왔다.

이에따라 유럽은 올들어 현행 7% 수준인 반도체 관세를 절반 수준인 3.5%로 낮춰 시행키로 했다. 유럽의 이같은 대응은 두번째 조항인 「관세를 신속히 철폐키로 한 국가」에 해당돼 사실상 정회원의 자격을 얻었다.

반면 97년 6%,98년 4%,99년 무관세로 진행한다는 우리나라의 관세인하 로드맵은 「신속하지 못하다」는 미국측의 반대에 부딪혀 창립총회 20일도 남지않은 현재도 가입이 불투명한 상태다.

반도체산업협회의 국제협력 담당 C부장은 『문제의 초점은 「신속히」라는 단어를 어떤 범위로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우리의 관세인하 프로그램은 2000년까지 무관세 시행을 주장해온 정보기술협정(ITA)의 스케줄보다도 1년이나 앞선 것인만큼 미국측의 주장이 설득력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향후 세계반도체시장을 이끌어갈 WSC의 창립국가로 참여해 기득권을 확보하고 발언권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만큼 현재 다각적인 해법찾기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산부 반도체과의 J서기관도 『WSC는 각국의 시장접근 뿐만 아니라 표준화,비메모리기술의 핵심인 디자인기술 획득,환경안전 등 향후 세계반도체시장의 핵심사안을 민간업계 차원에서 논의하는 場이 된다는 점에서 조기가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들어갈 협의회라면 하루라도 빨리 참여해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관세 인하문제도 이번 WSC가입을 위한 조건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세트업체의 경쟁력제고를 위해서도 가능한한 빨리 풀어야할 숙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WSC 조기가입 여부는 조정역할을 맡고 있는 미일업체간 이사회를 통해 늦어도 내달 초까지는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불투명해 보이지만 일본과 유럽국가들은 내심 우리나라의 가입을 후훤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양보」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에다 재경원 등 관세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무당국의 「성의」가 뒷받침될 경우 조기가입이 실현될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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