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출연硏·대학의 `중기육성` 확산 기대

연구소와 대학 등이 중소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는 보도다. 연구소와 대학 등이 중소기업 지원에 앞장서는 것은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이는 연구소와 대학들이 우수한 인력과 최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중소기업체와 인력, 기술적인 측면에서 제대로 접목하지 못했고 더욱이 중소업체의 가장 큰 애로점인 기술력을 지원하는 데 다소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연구인력 확보나 연구비 투자 등이 쉽지 않아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체 연구기능이 열세였던 중소기업에 최신 기술을 지원해 주고 각종 애로사항을 해소해 줄 경우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이는 곧 무한경쟁시대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의 수익률이 전년 대비 75%나 감소했고 해외시장에서 국산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져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려 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고비용과 저효율 구조속에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으로부터 기술력이나 가격에서 경쟁력을 위협받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이런 점을 잘 알면서도 최근의 자금난과 계속된 경기침체의 여파로 효율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KETI), 서울대 등이 중소기업의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조직을 강화하고 종합지원 대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ETRI는 올해부터 2001년까지 5개년간 중장기 정보통신 중소기업 애로기술 지원방안을 수립했으며 앞으로 중소기업 애로기술 지원과 정보통신 관련 기술정보서비스, 보유기술의 중소기업 이전, 기술인력 교육훈련 등의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KETI는 최근 발족시킨 학계,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한 중소기업 애로기술지원 전문가실과 일본의 기술전문가 초청사업 등을 통해 중소기업 기술지도사업을 활성화하고 전자부품업체들의 제품 품질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전자제품 품질향상 발전 5개년 계획도 별도로 수립키로 했다고 한다.

또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45개 대학, 5백73명의 교수들로 지난해 결성한 대학산업기술지원단은 전기전자, 정보통신 등 7개 분야별로 운영위원회를 두고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단은 중소기업의 애로기술을 무상으로 연구하고 기업이 연구결과가 성공적이라고 판단할 때 중소기업으로부터 보상을 받는 「先연구 後보상」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애로기술 연구와 상설 기술지원실을 설치해 애로기술 연구는 6개월 이내에 개발이 끝나는 원초기술과 1년 이내의 기본기술, 1년 이상이 요구되는 개발기술로 구분해 지원하고 있다. 지원단 참여인력은 현재 63개 대학, 교수 1천40명으로 늘어났는데 앞으로 공장방문 지도 등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무한경쟁시대의 핵심역할을 하려면 첨단 기술과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더욱 당면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수출시장에서 국산품의 성가를 높이려면 연구소나 대학 등과 중소기업과의 만남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지원활동을 통해 그동안 중소기업의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첨단 기술력과 인력의 효율적인 관리기법 등 연구소와 대학 등이 체계적으로 상호보완 또는 지원할 경우 산업기술 혁신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일부 기업에서는 그동안 대학연구에 대한 다소의 불신도 없지 않았으나 이번 기회는 상호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계기도 될 것이며 대학이 학문연구뿐만 아니라 실용학문을 통해 전자정보 통신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대단하다.

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번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활동이 어려움에 처한 국내 중소기업을 되살리고 나아가 국가경제를 회복시키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런 유형의 기술지원 활동에 아직 동참하지 않은 연구소나 대학 등도 나름대로 계획을 마련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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