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엔진을 비롯해 냉난방시스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헬리콥터, 항공우주시스템, 자동차부품 및 시스템을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사(UTC)는 산하에 프래트&휘트니, 오티스, 캐리어, 시콜스키, 해밀턴스탠더드, UT자동차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린 전세계적인 기업이다.
지난 95년 총매출 2백26억달러, 순이익 7억5천만달러를 기록한 UTC는 연구개발에만 18억달러를 투입할 정도로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거대기업. 지난 94년 미국 산업체 중 매출 및 수출에서 17위를 기록하고 세계 산업체 가운데서도 52위를 차지한 이 회사는 미국지역에 약 7만9백여명의 종업원을 비롯, 전세계적으로 총 17만6백여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다.
UTC가 95년 기준으로 전체매출액 가운데 55%인 1백26억달러를 국제영업을 통해 달성한 점을 감안한다면 다국적기업으로서의 목표달성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 회사는 미국 내에서도 전체매출 가운데 16%에 달하는 36억달러를 미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대정부 납품에서 달성함으로써 미국의 항공우주산업과 방산업계에서도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비중을 보면 엔진과 비행시스템이 42%이며 냉난방시스템, 빌딩시스템, 자동차부품 등이 58%로 항공분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UTC는 「아이디어 개발」을 가장 중요시 한다. 「앞서가기 위해 외적인 영향력에 의해 변화가 강요되기 전에 스스로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 이에 따라 경기침체와 시장의 영향력이 상업용 항공여객업계에 타격을 주기 전에, 또 냉전시대의 종말로 방산이 침체되기 전에 UTC 경영진은 항공우주 및 방산분야의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해 최근에는 총수입의 절반 이상을 민간에서 벌어들이고 총사업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운영하는 균형전략에 성공했다.
UTC의 기본전략은 이러한 뛰어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신속성이다. 1925년 프래트&휘트니의 창설자인 프레데릭 렌츠설러는 33명의 직원에게 이전에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시간보다 1년이나 앞당겨 6개월 만에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도록 독려, 생산흐름과 시간을 단축시킨 바 있다.
창설자의 이러한 이념에 따라 전세계에 있는 종업원은 각 현지공장에서 제품완성 시간을 평균 65%, 기계설치 시간을 82%까지 단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장 평면설계가 재구성되고 제품제작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생산흐름을 간소화했으며, 그 결과 제품이 고객에게 보다 빨리 납품됐다.
UTC가 신속성 외에 또 강조하고 있는 것은 「대담성」이다. 뛰어난 아이디어는 반드시 위험성을 내포하게 마련인데, 이러한 위험을 감내하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 공군이 프래트&휘트니에 단독개발 권리 및 정부조달 자격을 부여하기 전 UTC가 미리 미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인 F-22 추진용 F119 엔진개발에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한 것과, 시콜스키가 보잉사와 함께 차세대 무장정찰 헬리콥터인 RAH-66 코만치 개발에 투자했던 것 등이 위험을 감수했던 대표적 일들이다.
이러한 전통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84년 중국에서 엘리베이터를 생산, 판매하기 위해 오티스 합작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까지 3개의 합작사를 추가로 설립했으며, 캐리어도 지난 87년 합작투자를 시작한 이래 현재는 4개의 합작사를 갖고 있다. 이들 8개 합작사는 연간 4억달러 이상의 엘리베이터 및 에어컨 기계를 생산하고 있다. UTC측은 이렇게 대담하게 진출하지 않았다면 이 시장을 선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UTC가 신속성과 대담성을 갖고 전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R&D 때문이다. 연간 18억달러 규모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95년의 경우 회사지원 R&D 비용이 9억6천3백만달러에 달했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의 목적을 상품화에 두고 있다. 「팔리지 않는 것은 발명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시장이 곧 아이디어의 시험장이며 기술의 성공을 재는 정확한 척도라는 것이다.
이 회사의 이러한 실험정신은 많은 부문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캐리어 트랜시콜의 냉동설비가 성공을 거둔 것이 그렇고 프래트&휘트니의 F119 엔진이 그렇다. 또한 지난 80년부터 90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한 오티스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도 세계적인 품질을 확보했다.
UTC의 모든 R&D는 코네티컷주 이스트 하트퍼드에 본부를 둔 중앙연구소에서 관장한다. 이 연구소의 기술적인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가능케 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채워져 있다. 컴퓨터 설계는 물론이고 디지털과 동력전자분야 및 광전자와 자기학분야의 발전과 같이 관련제품을 뒤따라 변화시키는 기술 및 생산공정 등이 모두 개발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세계적으로 1만2천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UTC는 최근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감량경영을 하고 있다. UTC는 최근 5년간 미국 본토에서만 전 직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만여명을 감원하는 등 다운사이징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 회사의 조지 데이비드 회장은 제품에 대한 리엔지니어링과 함께 생산공정에 관한 리엔지니어링이 시급하다고 설명한다.
UTC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국내에는 현재 1천5백여명의 종업원이 캐리어 및 오티스, UT자동차 등의 합작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UT자동차와 한남화학의 합작사인 한국쉘러가 한국의 자동차업체에 핸들을 공급하고 있으며, 캐리어와 대우가 공동 출자한 대우캐리어는 냉광주에 생산시설을 두고 냉난방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또 오티스는 1백% 현지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당진에 엘리베이터공장을 두고 고급 및 고속기종을 주력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UTC의 국내 항공시장에 대한 관심도 특별하다. 대한항공이 프래트&휘트니의 세계 3대고객 가운데 하나인 데다 삼성항공도 이 회사의 거래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중형 항공기사업과 관련해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의 매출액은 8천억원 규모다.
<박영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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