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중견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잇따른 부도로 컴퓨터 유통시장이 한때 큰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덤핑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어음 대신 현금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거래가 정상화되고 있다. 상가를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상가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중견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부도이후 새로운 변화를 시리즈로 엮어본다.
<편집자>
「부도 도미노」라는 한바탕의 홍역을 치른 컴퓨터 유통시장은 불과 몇달 사이에 판도가 바뀌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국내 컴퓨터 유통시장을 개척해온 중견업체들이 몰락하고 어느덧 대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80년대 중반 컴퓨터 유통시장의 「네마리 용」으로 불리던 소프트타운과 토피아가 지난해말 대기업 인수로 사라진 데 이어 지난달 한국소프트정보통신과 아프로만이 부도로 문을 닫으면서 초창기 시장개척 멤버들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해초 전체 유통물량의 40%을 점유했던 조립PC업체들의 유통비중이 최근 20% 이하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중견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부도파문 이후 시장구도는 완전한 대기업 쪽으로 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용산 등 전문 컴퓨터상가에는 그동안 흔하게 눈에 띄던 조립PC의 가격과 사양표가 크게 줄어든 반면, 각종 대기업 제품광고 부착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조립PC업체들은 점차 좁아지는 입지에서 탈출하기 위해 대기업의 전속대리점이나 협력점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대기업들은 이에 맞춰 용산 등 전자상가에 AS센터와 직영매장 등을 앞다퉈 늘려나가고 있다.
HP, 한국컴팩 등 외국 PC업체들도 최근 본사의 PC가격 정책에 따라 제품가격을 인하, 부도난 유통업체들을 대신해 새로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부도파문의 직격탄을 피해간 컴퓨터 유통업체들도 자사브랜드 PC 대신 대기업 제품을 주요 유통품목으로 선정하고 있다.
두고정보통신이 전국 2백30여개 매장을 통해 자사브랜드 PC인 옵티마시리즈 판매와 별도로 HP, 컴팩,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대기업 제품 판매량을 점차 늘리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도 지난달말 이군희 사장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자사브랜드 판매비중을 현재 70%에서 50% 이하로 떨어뜨리는 대신 삼성전자, 대우통신, 삼보컴퓨터 등 대기업 제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해 사실상 주요 유통품목으로 대기업 제품을 채택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중반기 대기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전년에 비해 다소 떨어졌으나 부도 도미노 이후 시장점유율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용산에서 대기업PC업체인 S사의 전속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K사장은 『부도 도미노 이후 PC판매량이 조금씩 늘더니 연말연시 성수기가 끝나는 2월이 지났는데도 이같은 추세가 수그러들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K사장은 『고객들이 컴퓨터 유통업체의 자사브랜드 PC나 조립PC가 가격이 저렴하지만 부도 등으로 AS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고가지만 AS가 보장된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남의 한 컴퓨터 주변기기 판매업체 사장인 M씨는 『컴퓨터 유통업체나 조립PC업체들이 그동안 자사브랜드 PC를 출시하면서 대기업과의 경쟁을 벌여왔으나, 부도사태 이후 대기업 제품을 유통품목으로 채택하는 등 공존체제로 가고 있다』며 『엄밀히 말하면 유통업체들이 대기업체의 하부유통망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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