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쓰리콤, US로보틱스 인수 파장

네트워크장비 분야 세계 2위 업체인 스리콤이 모뎀 시장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US로보틱스를 전격 인수,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스리콤이 이번에 US로보틱스를 인수한데 들어간 비용은 66억달러(한화 5조2천8백억원)정도로 네트워크업계에선 유례가 없을 만큼 큰 규모다. 이번 합병으로 스리콤은 연간 50억달러(4조원)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초대형 네트워크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네트워크업계의 선두주자인 시스코시스템즈의 지난 96년 매출이 40억달러(3조2천억원)인점을 감안하면 새로 탄생한 스리콤은 가히 「매머드」급이다.

스리콤이 이번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제일 큰 과실은 원거리접속(리모트액세스) 분야의 영향력 강화라고 할수 있다.

스리콤은 US로보틱스의 모뎀 기술,특히 56kbps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기술(X2)을자사의 허브, 라우터 등에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스리콤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SOHO(소형 사무실및 가정용)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오피스커넥트」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스리콤은 향후 네트워크 시장을 휘어잡을 수 있는발판을 확보한 셈이다. 이와 함께 근거리통신망(LAN)/비동기전송방식(ATM)분야에서도 큰 힘을 얻게 됐다.

US로보틱스의 경우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스리콤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록웰세미컨덕터, 루슨트테크놀러지 연합에 맞서 진행해온 모뎀기술 표준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계기를마련하게 됐다.

이와 함께 이미 보유하고 있는 양사의 유통 채널을 그대로 사용한다는데도 합의했다.여기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스리콤과 US로보틱스의 합병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시스코시스템즈.

스리콤과 시스코시스템즈는 LAN과 원거리통신망(WAN)의 통합화 경향에 따라 지난해부터기업 인수, 합병을 통해 LAN 분야에서 WAN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리모트 액세스 관련 기술 및 제품은 WAN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스리콤은 이번 합병으로 WAN 사업에서 시스코시스템즈보다 한발 앞서갈 수 있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스리콤과 US로보틱스의 통합에 대해 시스코시스템즈측은 아직 별다른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스코시스템즈가 록웰세미컨덕터, 루슨트테크놀러지 등의 56kbps 모뎀기술을제공받아 올해 중반경에 새로운 리모트액세스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것을 보면 결코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리콤과 US로보틱스의 합병이 국내에 미치는 파급 효과역시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쓰리콤이 US로보틱스의 영향력을 발판으로 최근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일반기업등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리모트 액세스장비 시장을 상당부분 침투할 것으로 예상된다. US로보틱스는 국내 모뎀 시장의 70% 정도를 점유할 만큼 영향력이 큰 편이다.

따라서 시스코시스템즈, 어센드, 베이네트웍스 등과 함께 혼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 리모트액세스 시장에서 스리콤은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리콤은 US로보틱스 인수 이후 조직 문제, 제품 공급업체, 제품명 등에 대해서 아직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스리콤의 국내 지사인 한국쓰리콤은 현재 이와 관련,세부 지침이 본사로부터 내려오지 않았다고 밝혔다.따라서 당분간 현재 조직 구조나 영업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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