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금요기획 화제와 이슈 (15)

<전자4사 총수들의 신년 행보>

삼성전자 윤종룡 총괄대표, LG전자 구자홍 대표, 대우전자 배순훈 대표, 현대전자 김영환 대표사장. 우리나라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이들 전자4사 사령탑의 행보는 요즘 급변하는 전자업계의 경영환경과 맞물려 상당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시무식 등을 통해 올해의 경영환경을 「위기국면」으로까지 규정함으로써 올 한해동안 회사를 어떻게 끌고갈 것인가 하는데 전자업계의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신임 총괄대표 겸 전자소그룹장으로 발탁된 삼성전자 윤종룡 사장은 올 사업계획을 결정하기에 앞서 우선 국내 공장부터 둘러본 후 「슬림화」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신경을 쏟았다. 8만여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을 자신의 경영철학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판을 다시 짜는데 가장 역점을 둔 것이다.철저한 현장주의에 몸이 밴 윤 사장은 한 공장을 방문하면 하루 일정을 소진할 정도로 꼼꼼하게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의 방향을 잡아가는 스타일이다. 새로 부임한 탓인지 설날이후 이제까지는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전략 세부실천 과제를 논의하는 데 주로 시간을 보냈으며 해외는 전임지인 일본내 인사들과의 신년인사차 1주일간 출장간 것과 1박2일간 중국공장을 다녀온 것이 고작. 그리고 세렘반 복합단지 준공식 참석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갔다.

LG전자 구자홍 사장은 올들어 국내 사업장을 점검하는 일이 잦아 지난해와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전자미디어 CU(소그룹)장으로 취임한 지난해에는 약 5달 동안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글로벌 경영쪽에 주안점을 두었으나 올들어서는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체의 해외 나들이를 삼가고 집안 경영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평택사업장, 냉장고 종합상황실, 구미, 청주, 오산 사업장, 한국영업, 물류센터, 품질, 디자인, 서비스센터 등이 들어서 있는 강서빌딩, 멀티미디어연구소, L/S(리빙시스템) 연구소, 그리고 계열사인 LG소프트 방문 등 스탭중심의 거시경영에서 현장경영으로 선회했다. 보통 한국영업본부장이 주관하는 대리점 경영자 간담회도 직접 참석했다.

대우전자 배순훈 회장은 직책과 직급에 맞게 스스로의 일거리를 찾는 그의 경영스타일이 올해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특히 국내외 주요 세미나나 회의에 참석해 정보를 교류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새로운 일거리를 찾고는 하는데 올들어서도 2개월간 세미나 참석과 강연, 그리고 사람 만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 올초에는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타임즈,아시아 비즈니스 위크, 라 트리뷴 등 외신과의 인터뷰가 잦았는데 이는 톰슨멀티미디어 인수 재추진과 관련한 언론의 관심이 높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 김영환 사장은 올들어 지금까지 이천 본사에서 사업현장을 챙기는데 몰입해 있다. 주로 생산라인 및 사업현장과 직접 접촉해 현황을 꼼꼼히 챙기며 경영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해외통이기도 한 그는 또 서울의 반도체메모리 영업본부를 1주일에 한두번씩 방문해 영업현황을 보고받고 고객밀착형 해외마케팅 강화를 특별히 주문하고 있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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