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유통업체의 연쇄부도 이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용산전자상가가 점차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용산전자상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한국IPC 부도이후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으나 최근에는 점차 회복기미를 보여 평상 매출수준을 기록하는 등 정상을 되찾고 있다.
특히 불황 파고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세진컴퓨터랜드의 부도여부에 관심이 집중돼 있던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은 세진의 경영권이 대우통신에 넘어감에 따라 납품자금 회수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정상영업에 돌입하는 등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도업체들의 덤핑PC 제품들이 용산전자상가에 대량 유통돼 PC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언론보도 이후 졸업, 입학 성수기를 맞아 PC를 값싸게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전자랜드, 나진상가, 선인상가, 터미널전자상가 등 연쇄부도로 시달리던 이달 초에 비해 구매상담 고객이 2배이상 늘었으며, 매출도 크게 늘어 예년 성수기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선인상가에서 조립PC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某 사장은 『지난주부터 덤핑PC를 찾는 고객이 부쩍 늘어 한국IPC의 「헬리우스 1백66」 제품을 일부 확보해두고 있지만 AS 등의 조건을 따져본 대부분의 고객들이 결국 조립PC를 구매하기 때문에 매출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조립PC를 구입한 신월동의 P씨는 『덤핑제품을 싸게 구입하기 위해 용산에 나왔는데 헬리우스 가격이 1백35만원으로 조립PC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고장날 경우 AS받을 곳도 없어 비슷한 가격대의 조립PC를 사게 됐다』고 말했다.
모뎀전문업체인 H사의 K사장은 『부도여파로 매월 5백개씩 팔리던 제품이 3백개 정도로 크게 떨어졌으나 최근 부도여파가 진정되면서 예전처럼 구매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고 대기구매 고객까지 합세하면 내달에 월 6백개 판매는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그레이드 부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메모리, 중앙처리장치(CPU)도 가격안정세를 보이면서 점차 정상화되는 분위기다.
메모리의 경우 16메가D램 모듈의 일반소비자가격이 8만원대까지 육박하면서 오히려 연쇄부도 전보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어음결제 창구가 막혀 현금결제로 제품을 사들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다 전체적으로 활황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선 부품유통업체 관계자들은 말했다.
CPU도 연쇄부도 이후 리마킹사건과 맞물려 정상제품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석영전자 용산지점의 박주성 차장은 『펜티엄프로 CPU는 품귀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펜티엄 1백66제품도 품귀조짐을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가격안정세와 함께 매출도 예년 성수기에 못지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같은 시장정상화는 소비자들이 혼란한 시장환경을 정확히 파악해 정상적인 제품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앞으로 업그레이드 시장에 MMX(Multi Media Extension)기능의 CPU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모니터 역시 17인치를 중심으로 한 대형선호 추세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업그레이드를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찾는 고객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경우, 신영복,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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