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2백병상 규모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개원한 서울강남병원(이사장 김동윤)이 지난해 9월부터 한신메디칼(대표 김정렬) 등 80여곳의 의료기기 생산 및 판매업체에서 납품받은 의료장비 대금 지불을 미루고 있어 납품업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20일 한신메디칼, 중외메디칼, 대웅메디칼, 반도메디칼, 동아제약 등 서울강남병원에 의료장비를 납품한 업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병원측은 납품받은 의료기기 등을 담보로 대구 대동리스에서 자금을 받았으나 이를 납품대금으로 지불하지 않고 병원 운영비로 쓰거나 부동산 매입에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 병원은 개원 전부터 김이사장이 친인척 등을 내세워 강남의료센터와 서호기기, 서봉 등 3개의 회사를 만든 후 이 회사들을 경유해 의료장비를 매입, 매출한 것으로 꾸미고 대구 대동리스를 통해 자금을 차입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강남병원은 이 문제가 크게 비화되자 대부분의 업체에게 4∼5개월짜리 어음을 끊어줬으나 영세한 의료기기 업체들의 경우 이로 인해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납품업체들은 덧붙였다.
한신메디칼은 『서울강남병원이 개원 수 개월 전에 납품 검수를 한 뒤 일주일 또는 보름 이내에 장비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해 서둘러 납품 및 설치를 완료했으나 납품한 의료장비를 담보로 대동리스로 부터 받은 물품대금을 부동산 매입과 병원 운영비로 전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남병원측은 『해당 업체들에 어음을 주거나 현금 결재키로 대부분 양해됐다』며 『한신의 경우 납품 기일도 어기고 비싸게 납품하면서 악성 루머를 퍼뜨리고 있어 장비를 반품시킨 뒤 명에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 대동리스측은 『계약을 체결한 업체에 관한 정보는 계약자가 직접 요구하기 전에는 절대 공개할 수 없다』며 『모든 의문사항은 서울강남병원에 물어 보라』고 말했다.
한신메디칼 등 해당 업체들은 19일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보건복지부, 재정경제원, 감사원, 청와대, 공정거래위원회, 언론사 등 23개 관련기관에 제출한 상태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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