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奢侈)란 라틴어로 「지나침」을 의미한다. 「유한계급론」의 저자 베블렌은 사치를 「과시적인 소비」로 규정했다. 시인 로라티우스는 로마제국을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것이 사치라고 지적했다. 로마시대 풍자작가 데시무스 주베날은 사치를 「평화시대의 악」이라고 표현했다.
사치는 한마디로 「유한계층의 명망」을 유지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인간의 삶이 풍요해지면서 사치가 사회 각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최근에는 졸업, 입학 선물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학생들의 졸업, 입학 선물의 상식으로 여겨져 오던 꽃, 만년필, 손목시계, 앨범, 영한사전 등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휴대전화, 전자수첩, 무선호출기, PC 등 고가의 각종 정보통신기기들이 메꿔가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 부산점이 고등학교 졸업생 2백11명을 대상으로 희망 졸업선물을 질문한 결과 응답자(복수응답)의 대부분이 휴대전화, 컴퓨터, 전자수첩, 무선호출기 등을 졸업선물로 받고 싶다고 대답했다. 미도파의 조사에서도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물로 휴대전화가 꼽혔다.
요즘 초, 중, 고등학교의 졸업, 입학시즌을 맞아 용산 전자상가 각 매장에는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구입하기 위해 각급 졸업, 입학생들과 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가의 한 상인은 『졸업, 입학시즌 덕분에 최근 2백만원대의 컴퓨터 70만원대의 휴대전화 등의 매출이 평소보다 30% 정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초, 중, 고등학생들의 졸업, 입학선물 특수를 노려 휴대전화, 컴퓨터 등의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가전 및 C&C 대리점들도 고가의 졸업, 입학선물용 전자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물론 첨단 정보시대를 맞아 「개성」이 강하고 「형식」을 싫어하는 신세대의 졸업, 입학선물에게 있어서 휴대전화의 선물은 별게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만년필, 앨범, 구두티켓 등의 선물에도 뛸 듯이 기뻐했던 세대에게 있어서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첨단시대를 맞이 했다고 하더라도 졸업, 입학선물은 휴대전화보다는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다른 실용적인 선물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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