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출판물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추진 중」이라는 최근 보도는 전자출판물 제작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당사자중 한 사람으로 실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0세기 후반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새로운 산업의 출현과 산업의 세분화 과정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현상 중에 제도화분야, 그 중에서도 관련법규의 시기적절한 지원이 미흡했던 것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산업분야의 종사자들을 항상 아쉽게 만들었다.
특히 20세기 과학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분야 중에 디지털신호를 기록매체로 하는 전자출판분야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은 항상 뒷전이었다. 이러한 환경에 길들여져 생활해왔던 차에 문체부 출판진흥과에서 전자출판물에 대한 부가세 면세를 적극 추진중이라는 소식은 전자출판물 국내상륙 5년 만에 듣는 신선한 소식이다.
제작자 입장에서 부가세 면세가 어떤 직접적인 영향이 있느냐는 반문도 있다. 어떻게 보면 부가세 면세는 유통사와 소비자에게만 혜택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전자출판물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CD롬 타이틀의 유통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작자, 유통사, 소비자 모두에게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타이틀 유통과정은 제작자가 제품을 만들어 유통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인 상품의 판매방식과 다를 것이 없는 같은 과정으로 유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통사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 문제다. 즉 현재 타이틀의 유통은 컴퓨터와 관련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에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 점이 대다수의 소비자가 쉽게 타이틀을 구입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게임과 오락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타이틀(특히 교육용 타이틀)은 내용구성이나 소비자 층의 특성상 전국에 산재한 많은 서점에서 판매가 용이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가세 면세 사업자인 서점 주인은 부가세가 혹처럼 붙어 있는 타이틀의 판매를 당연히 기피하고 있다. 부가세 과세상품을 취급하면서 발생되는 세금계산서 발행과 부가세 신고 등의 절차가 왠지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출판물에 부가세가 면세된다면 서점 주인들이 복잡하다고 생각되는 거추장스러운 부분이 없어져 타이틀의 서점판매가 용이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은 제작자들에게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다 준다.
즉 많은 판매점이 생겨 소비자가 쉽게 타이틀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돼 타이틀 유통이 확대될 것이고, 많은 판매점에 공급할 기본 제작수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며, 판매결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후속 제품의 개발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적정선의 소비자가격을 산출해 현재 고가의 타이틀 판매가격이 인하되어 더 많은 소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긍정적인 측면은 전자출판물 제작자의 입장만일 수 있다. 다른 산업분야에서 볼 때 왜 유독 전자출판물에만 부가세 면세혜택을 주느냐고 하는 반대입장이 있을 것이다. 특히 교육용 비디오테이프 제작자나 교육용 카세트 제작자 입장이 특히 그러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입장은 전자출판물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전자출판물의 산업발생은 도서출판에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전자출판물 제작자를 「manufacturer」라고 하지않고 「publisher」라고 부르며 우리도 전자출판이라고 해 출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가. 따라서 도서출판의 진화형태로 전자출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디오산업은 영화산업이 그 원류이며, 카세트테이프산업은 음반산업에서 발생이 된 산업이므로 도서출판분야와는 구분해 생각해야 한다. 기존 도서출판물에 적용하는 부가세 면제조치의 취지를 도서가 진화된 형태인 전자출판물에까지 확대 시행한다는 관점에서 조세형평의 원칙 주장을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미래의 국가경쟁력 수립은 정보문화산업이 주축이며, 그 핵심은 미래산업의 꽃인 멀티미디어 SW산업이다. 선진국에서도 특정 산업분야에 비과세 조치가 없다는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세제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당국자도 미래산업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직도 영세하고 취약한 전자출판업계를 성장시켜 멀티미디어 SW 선진국을 능가할 국가경쟁력을 이루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멀티미디어의 기초인 전자출판분야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박지호 세광데이타테크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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