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3사 CALS공동 구축에 부쳐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전자3사가 공동으로 광속거래(CALS)를 구축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일렉트로피아」라는 프로젝트명을 달고 전자3사가 대략적으로 합의한 것은 전자3사와 중소 거래업체들을 하나의 표준화 된 망으로 연결, 공개된 네트워크에서 부품을 수급한다는 것이다. 전자3사가 필요한 부품을 인터넷에 띄우면 부품 납품업체들이 이를 보고 납품을 신청하고 전자3사는 이를 구매하는 방식으로서 전자상거래(EC)도 실현한다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CALS는 美 국방부가 품질향상과 비용절감, 부품조달시간 단축 등을 위해 고안해 종전까지 종이로 된 서류를 컴퓨터 데이터로 대체하도록 한 것이다. CALS의 효용성이 인정되면서 미국은 상무부가 큰 관심을 갖고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오늘날 민간으로 이양돼 급격히 퍼지고 있다.

이미 미국은 CALS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자동차, 전자 업체들이 이를 통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뒤늦게 CALS의 중요성에 눈을 떠 몇몇 업종에서는 공동으로 CALS를 구축하고 나서고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CALS 구축이 늦었다. 그렇긴 하지만 상당한 전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전자3사가 공동으로 CALS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에 손을 맞잡았다는 것은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임에 틀림없다.

개별업체가 CALS를 구축할 경우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표준화하는 데만도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드는데 3사가 나누어 공동으로 추진하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CALS를 구축, 네트워크를 통해 부품을 조달하면 그 정보가 개방됨으로써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고 또 품질수준이 향상될 수 있으며 거래도 투명해져 산업발전을 기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도로체증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CALS를 통해 문서를 주고받음으로써 사람이나 서류가 이동하는 것을 줄여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전자3사가 공동으로 CALS를 구축하게 되면 어떤 업체가 어떤 규격의 부품을 사용하는지, 또 물량은 어느 정도인지가 대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기업의 중요한 기밀일 수도 있는 이같은 사항이 누설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에 전자3사가 공동으로 CALS를 구축하기로 한 것은 CALS 구축으로 얻어지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몇년 전 우리의 전자업체는 은밀하고 배타적인 특허권을 대국적 견지에서 경쟁사끼리 공유한 적이 있다. 이번 전자3사의 CALS 구축은 특허권에 이은 또 하나의 합작품으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어야 하겠다. 현단계로서는 전자3사가 대략적인 방향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실천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경쟁대상인 미국이나 일본업체들보다 늦었던 CALS 구축을 단기간에 이루기 위해선 그 추진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되겠다.

우리는 미국에서 탄생해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을 거쳐 전파된 CALS를 세계적인 표준화에 따르면서도 우리 실정에 맞게 구축해야 하겠다.

CALS 구축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의 끊임없는 관심과 이해이다. CALS 구축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금이 많이 드는만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또 우리는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보안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보안유지가 분명 필요한만큼 나름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겠다.

이번 전자3사가 시도하는 CALS 공동구축은 국내 산업체로서 사실상 처음있는 일이다. 따라서 CALS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 국내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전자산업분야는 물론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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