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마이크로로봇 개발 동향과 활용

金鍾煥

8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87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공학박사

92∼93년 미국 퍼듀대 연구교수

88년∼현재 KAIST 전기, 전자공학과 교수

국제전기, 전자공학회(IEEE) 로봇, 자동화 학술대회 공동위원장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2월 우주탐사선 「마스 패스파인더스」를 발사했다. 오는 7월 4일 화성에 도착할 예정인 이 탐사선에는 「소저너」라는 로봇이 실려 있다. 크기가 654830㎝이고 무게 또한 11㎏에 불과한 소형 로봇이지만 이 탐사선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장비다. 바로 이 로봇이 원격조종을 통해 1초에 1㎝씩 움직이며 화성탐사업무를 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형(마이크로) 로봇에 의한 우주탐사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로봇이라는 용어는 체코의 희곡작가 카렐 차펙이 1920년 발표한 「로섬의 유니버설 로봇」이란 작품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로봇이란 「강제 노역(勞役)」을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가 영어로 변한 말로 이 작품에서 로봇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사람보다 2배 이상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계」로 묘사됐다.

그러나 로봇의 개발은 그로부터 30년 정도 지난 50년대를 전후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54년 미국인 조지 데볼이 「프로그램 가능한 장치」를 특허출원한 것을 필두로 61년 제너널모터스社가 물건을 옮기는 작업에 산업용 로봇을 세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 후 로봇의 개발은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 73년 미국 해군이 만든 무인탐사 로봇은 아일랜드 해안의 수심 4백20에 침몰한 유인함수정에서 2명의 승무원을 구출했고 최근 미국 제트추진연구소가 개발한 「해즈봇」이란 로봇은 유독물질의 화학적 성분분석 등 사람이 할 수 없는 극한작업을 하는 데 투입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로봇의 연구 및 개발은 몇 가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의 로봇은 제한된 환경에서 특정한 물체를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이때에는 로봇의 형태를 만들고 작동을 담당하는 기계공학, 전자공학 등이 로봇연구의 핵심을 이루었다.

그러나 로봇의 개념과 용도가 주변의 변화를 알아내고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는 지능형 로봇으로 발전하면서 기계, 전자공학 외에도 인간의 감각과 지능을 기계에 부여하는 센서공학, 컴퓨터공학 등의 연구가 중요해졌다.

최근 로봇개발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어느 한 분야만 연구해서는 안되며 다양한 학제적(學際間)협력이 필수적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능로봇 개발의 5대 핵심기술 참조>

앞으로는 통신에 대한 연구도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대의 로봇이 사람의 도움없이 주위 환경을 이해하면서 공동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로봇간 통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로봇의 개발은 지능화하는 동시에 소형화 측면에서도 최근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크기가 10㎝ 정도인 소형 마이크로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2000년대 초까지 미크론 단위의 초소형 로봇이 개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일본에서는 도쿄대 히로후미 미우라 교수가 수 ㎝를 날아다닐 수 있는 마이크로 벌레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이 벌레가 개발되면 앞으로 온실 안에 있는 화초들의 인공 수분(受粉)을 담당할 뿐 아니라 곡식에 기생하는 해충을 잡는 데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의 피스터 교수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자신이 고안한 부품들을 조립, 개미 크기의 인조벌레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유사한 연구개발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소식도 최근 「네이처」 「뉴 사이언티스트」 등 과학전문지 등에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독일 마이크로테크놀로지연구소(IMM)의 볼프강 에르펠트 박사가 최근 개발한 바나나 모양의 헬리곱터는 날개가 2개 달려 있으면서 그 무게가 0.5㎏에 지나지 않는 초소형이지만 날아오르는 시험비행까지 성공, 전세계의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초소형 마이크로 로봇(기계)이 앞으로 가장 큰 힘을 발휘해야 할 분야로 의료계를 꼽는다.

미크론 단위의 마이크로 로봇이 개발되면 인체 내 환부에 투입, 환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마이크로 로봇은 혈관 내에 투입, 동맥격화를 일으키는 혈진을 찾아 치료하고 피에 녹아 있는 노폐물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의 임페리얼대학은 현재 전립선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그레노블대학에서도 이비인후과의 수술용 로봇을 본격 개발하고 있다. 또 미국 IBM연구소에서는 엉덩이 뼈의 수술을 도와주는 로봇과 환자를 돌봐주는 간호용 로봇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마이크로 로봇은 또 원자력발전소, 유독물질을 다루는 화학공장, 우주탐사분야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투입돼 이들 시설의 유지, 보수작업을 전담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되면 늦어도 21세기 중반까지 로봇이 공장의 각종 자동화한 생산라인을 독차지하는 것은 물론 음식점에서 음식을 나르는 서비스 로봇, 심지어 전투용 로봇까지 등장, 「21세기는 바야흐로 로봇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차츰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지능로봇의 5대 핵심기술

정밀한 측정센서

센서는 로봇이 인간과 같이 보고 듣고 냄새맡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는 것으로, 로봇 개발에 가장 기초적이면서 광범위하게 응용되는 기술분야이다. 그중에 시각분야에서는 적외선, 자외선, X선 등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것까지 감지할 수 있는 센서의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촉각 및 후각 등의 분야에서도 부분적으로 인간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는 센서가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기능은 자외선 노출, 유독가스 누출 등 인간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로봇이 인간에게 경고를 해주거나 대피조치 및 방재조치 등을 스스로 행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로봇 손

로봇의 손은 대부분 사람과 같이 5개의 손가락으로 구성되고 각각의 손가락은 3개의 관절로 이루어진다. 로봇 손은 또 용도에 따라 다른 도구로 대체되거나(예:전동드릴) 사람의 손과 같이 도구를 손으로 잡은 뒤 작업을 하는 용도로 이용될 수 있다. 현재 유리컵이나 수저를 안전하게 잡고 사람에게 음식을 먹여줄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이 개발됐다.

시각인식

시각인식은 주로 CCD 카메라를 통해 얻어지는 흑백 또는 컬러영상에서 로봇의 동작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봇의 시각인식능력은 최근 급속한 기술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람의 시각인식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인간은 필요한 정보의 약 90%를 시각에서 얻고 있다. 따라서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각인식 기술개발이 선결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로봇의 시각인식분야 기술수준은 특정 물체를 다른 물체와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다. 또 사람의 얼굴을 다른 물체와 구별하고 눈, 코, 입 등 특정 부위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인식 알고리듬과 움직이는 물체를 추적하는 정도의 제어기술이 개발돼 있다.

음성인식

지능형 로봇의 개발에는 인간의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개발된 음성인식 수준은 제한된 어휘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작업명령을 이해하는 정도. 최근 일본의 도시바에서는 1분에 1백20자에 달하는 사람 음성을 인식,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인식기술은 현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므로 멀지않아 인간의 자연어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전망이다.

인간, 기계 인터페이스

지금까지 인간, 기계 인터페이스는 조이스틱과 같은 조종장치로 로봇의 동작을 조종하거나 키보드의 입력에 의해 동작명령을 주는 방식이 주종을 이루었다. 이것이 발전해 원자력발전소 등 위험한 공간에서의 작업, 심해저 탐사 등에 쓰이는 원격조정 로봇을 탄생시켰다. 앞으로 인간과 기계간 인터페이스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음성인식기술 등을 활용, 더욱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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