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는 한 소프트웨어업체의 결정이 비디오게임기시장에 일대 파란을 불러 일으키고있다.인기소프트웨어로 널리 알려진 <드래곤 퀘스트시리즈>의 개발회사인 에닉스사가 <파이널판타지시리즈>의 스퀘어사에 이어 소니의 32비트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진영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에닉스사는 오는 99년 3월 발매할 예정인 게임소프트웨어 <드래곤퀘스트 7>를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공급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말 현재 일본의 첨단게임기 출하댓수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5백만대,세가엔터프라이즈의 「새턴」이 4백40만대 그리고 닌텐도의 「닌텐도64」는 1백80만대를 기록하고있다.이처럼 게임기업체들간의 우열을 판가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에닉스사는 소니진영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비디오게임기시장에 일대 충격을 주었다.
이같은 사태는 에닉스사측이 평소 『다음에 나올 <드래곤퀘스트>는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하드웨어용으로 발매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특히 에닉스사의 <드래곤 퀘스트시리즈>는 닌텐도의 <마리오시리즈>와 스퀘어사의 <파이널판타지>와 함께 비디오게임기의 본체수요를 좌우하는 몇안되는 소프트웨어중에 하나다.
지금까지 <드래곤퀘스트시리즈>는 닌텐도의 전용으로 공급되어「슈퍼패미콤」의 보급에 크게 한몫했다.이에따라 <드래곤퀘스트시리즈>는 앞으로 나올 게임소프트웨어중에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업계의 관심을 끌어왔다.
이번 에닉스사의 결정으로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의 판매에 한층 가속도를 받게 됐다.이달말발매되는 스퀘어사의 <파이널판타지 7>가 이미 1백30만개이상의 물량이 예약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소프트웨어의 인기에 힘입어 하드웨어도 덩달아 판매되기 시작해,지난해 연말연시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매진되는 매장이 속출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에닉스사의 결정에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된 것은 소니의 경쟁상대인 세가와 닌텐도.
닌텐도측은 『이번 에닉스의 결정은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일이라면서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에닉스의 결정은 「닌텐도 64」의 구입을 주저할 정도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닌텐도이상으로 세가엔터프라이즈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자체개발제품외에 인기소프트웨어가 없는 상황에서 <드래곤퀘스트>를 획득하고 싶었으나 에닉스의 결정으로 향후 행보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스퀘어와 에닉스의 움직임은 가정용게임기시장이 하드웨어회사의 의도대로 움직이던 시대로부터 소프트웨어회사가 캐스팅보드를 쥐는 소프트웨어시대로 옮겨갔음을 인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32비트 비디오게임기시장에서 유지됐던 3강시대에서 이제 세가엔터프라이즈가 탈락하고 「소니」와「닌텐도」의 2강체제로 세력판도가 변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말 「3DO」사업을 중단하고 삼성전자가 세가터프라이즈사의 「새턴」수입을중지한 상황에서,이같은 일본게임업계의 세력변화는 국내비디오게임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비디오게임기시장을 떠난 공백상황에서 현재 용산상가업체들을 중심으로 중소게임업체들은 올들어 게임기가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됨에 따라 활로를 찾고자 암중모색하고 있다.특히 중견대기업들은 수입선다변화의 해제로 「플레이스테이션」의 도입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비디오게임기시장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현대전자가 도입할 <닌텐도64>의 경쟁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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