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삼성전자 D램 복합칩 첫 개발 의미

삼성의 이번 「MDL80」 개발은 이 제품이 향후 반도체시장을 주도할 제품으로 꼽히는 임베디드 메모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미 고성능, 저비용, 소형화로 집약되는 첨단 멀티미디어시대를 맞고 있는 반도체 업체들은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 각자 주력제품에 부가제품 및 기능을 결합, 원가를 절감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삼성의 MDL과 같은 메모리 중심의 복합칩은 물론 MSP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그리고 멀티미디어 MPU의 총아 MMX 등이 바로 그것이다. 각 사마다 주력제품별 무게중심은 약간씩 다르지만 더이상 개별칩 형태로는 멀티미디어시대의 소형화, 고속화에 대응할 수 없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문제는 복합기술이 용이치 않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D램을 ASIC의 공정으로 이식할 경우 D램 크기가 1.5배 정도 커지게 돼 가격경쟁력을 잃게 되며, 반대로 D램 공정에 ASIC을 이식할 경우 트랜지스터 성능의 하락으로 ASIC의 성능이 1세대 가량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각자의 장점을 잃지 않는 한도내에서 가장 가격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업체가 21세기 반도체시장의 승자가 되는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진대제 부사장을 주축으로 지난 95년부터 SOC(System on Chip)기술을 채용한 첫 제품으로 MDL을 선정,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D램의 성능과 집적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고객지향적이며 설계가 용이한 제품개발을 추진해 왔다. 삼성은 ASIC 공정과의 호환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이 제품의 개발로 일단 NEC, 후지쯔 등이 주도해 온 복합칩시장에 진입했다. 삼성의 계획대로 D램에 이어 세계 최고의 복합칩 업체로 부상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복합칩이 개발이 현재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D램시장의 탈출구 역할을 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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