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바람 부는 히트상품 전략
「히트상품을 찾아라.」
최근 가전업체마다 히트상품의 발굴이 지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판매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전업체들은 뚜렷한 히트상품을 내놓지 않고서는 가전사업을 펼쳐나가기가 갈수록 버거워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가전3사는 대부분 품목에서 판매감소라는 초유의 상황을 겪었는데 그나마 품목별로 2,3개의 히트모델이 있어 심각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한 가전제품이 나오기까지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먼저 그동안의 판매실적을 분석해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상품기획과 연구개발의 담당자들은 새로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생산현장과 마케팅부서의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상품의 가능성을 논의한다. 여기에서 상품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제품 개발에 착수하고 시제품이 나올 때쯤 상품화시기를 결정해 양산단계에 들어간다.
상품을 출시하는 것과 동시에 가전업체들은 홍보와 광고 등 상품을 팔기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그런데 가전업체들의 고민은 히트상품을 발굴하는 게 매우 힘들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소비자의 욕구는 다양해지고 있어 다른 제품을 압도하는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기가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품기획이나 연구개발 분야의 종사자는 물론 마케팅과 디자인 인력에 이르기까지 히트상품의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속이 탄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전업체들의 히트상품 육성전략이 최근 바뀌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다양한 제품 구색을 갖춤으로써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해왔다.
그런데 최근들어 모델 수를 축소하면서 수요가 활발한 쪽에 집중시키는 「모델 정예화」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나온 냉장고 신제품을 보면 가전업체마다 5백ℓ급 이상에 신제품을 대거 포진시킨 반면에 3백ℓ급 미만에는 모델수를 절반 이상 줄여 1백ℓ대에 1,2개 모델만 운영하고 있다. 또 대형제품에서도 그동안 동급 기종에 기능별로 여러 모델을 두는 전략을 접어두고 동급기종이면 거의 1,2개 모델만 내놓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를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 드러나고 있다.
가전3사는 또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에서 점차 벗어나려 하고 있다.
종합가전업체로의 위상이 실제로 품목별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전3사는 최근 에어컨이나 캠코더와 같이 전망이 밝은 유망사업에 사업력을 집중시키고 사양사업에는 과감히 손을 털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선택과 집중」전략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관련, 가전3사는 올해 TV광고와 판촉행사 등에 들어갈 비용을 특정 품목에 집중적으로 편성해 놓은 상태다.
가전업체들은 또 한번 히트상품으로 내세운 제품은 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키려는 전략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히트상품으로 만든 「명품 플러스원 TV」 「독립냉각 냉장고」를 올해에도 집중적으로 육성해나갈 방침인데 냉장고의 경우 그 이미지를 지속시키기 위해 이름까지 「따로따로」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LG전자와 대우전자도 TV와 냉장고 등의 페트네임을 최근 2,3년 동안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LG전자는 중동의 일부 국가에 내놓아 히트상품으로 부상한 고출력 TV를 올해 유럽 등 인근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있는 등 가전업체들이 히트상품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은 나라 밖에서도 활발해지고 있다.
히트상품을 발굴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가전업체들은 최근 소비자조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데 달라진 현실에 맞는 새로운 조사 방법론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사람들의 단순한 설문조사를 벗어나 도심의 빈 건물을 빌려 신제품을 전시해놓고 소비자를 불러모아 집중적으로 소비자반응을 심도깊게 파악하는 새로운 조사방법을 도입했다.
이밖에 경쟁사의 제품보다 먼저 눈에 띌 수 있도록 독특한 디자인을 채용하고 제품 전반에 일관된 이미지를 부여하는 제품 정체성(PI)작업과 동급의 고급기종과 기능을 같으면서도 가격을 대폭 낮춰 저소득계층을 겨냥한 기획상품 개발도 히트상품을 육성하기 위한 가전업체들의 안간힘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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