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우리 문화와 두뇌산업

劉勇碩 (주)한국정보공학 대표

정보통신산업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산업 가운데 하나다.

이 정보통신산업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소프트웨어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두뇌산업으로 그 나라 문화의 산물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의 특성이 있겠지만 소프트웨어는 가장 확실하게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더라고 소프트웨어는 처음 개발할 때부터 사용자 측면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글 워드프로세서의 경우 우리나라 나름의 문서양식, 표현방법, 한글특성을 고려하고 설계하여 만든다. 외국의 유명한 공장자동화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공장 운영방법이나 조직관리 등 여러가지 방식이 외국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열거한 예는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사용해야 비로소 활용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왜 쌀수입이나 외국자동차, UIP직배, 일본영화와 만화 등에는 민감하면서 외국산 소프트웨어의 무분별한 수입에는 관심이 없는지 모르겠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다른 분야에 대한 연관효과나 영향력이 막대한 소프트웨어를 수입에만 의존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등의 문화적 식민지, 경제적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연구에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있어야만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남의 문화에 종속되지 않다. 물론 이것은 독불장군식으로 해서도 안된다. 산업체, 대학, 연구소 등이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합하여야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 간에 과당경쟁을 피하고 상부상조 정신으로 기술공유가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는 여러가지 기반기술이나 요소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같은 기반기술과 요소기술들을 국내의 많은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없는 기업은 이것을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면 그것은 엄청난 국가적인 낭비이다. 이런 의미에서 범국가적 차원에서 하루빨리 업체간의 기술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기업체간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나 정책 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정부는 문화적 보호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시장을 보호하고 나아가서 신규시장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상품이 나왔을 경우에 정부는 여러가지 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고, 특히 사용자적 입장에서 정부부처와 같은 거대 규모의 공공부문 시장은 국산 소프트웨어에게만 개방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야 소프트웨어산업을 살릴 수 있고 우리나라를 문화적 선진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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