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업계가 지난해 비교적 큰 폭의 매출신장에도 불구하고 공급가격 하락, 제품규격 고도화에 따른 불량요인 증가, 인건비 등 관리비용 상승으로 매출대비 이익률은 지난 95년에 비해 대체로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종업계 매출 및 순이익 1위를 20여년간 고수하고 있는 대덕그룹을 제외하고 LG전자, 삼성전기, 코리아써키트, 이수전자, 청주전자 등 대부분의 PCB업체들의 지난해 순이익률이 5%를 밑도는 등 이익률이 둔화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덕전자와 대덕산업을 합쳐 95년에 1백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었던 대덕그룹(회장 김정식)은 특유의 낮은 금융비용과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통신시스템용 고다층PCB와 실버스루홀PCB 등 특수PCB사업에 주력한 덕택에 양사 포함, 매출대비 무려 8%를 넘는 1백8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지난해 PCB매출에서 30%대의 고성장을 시현했던 LG전자(대표 구자홍)는 대대적인 설비증설로 매출증대 효과는 톡톡히 거뒀지만 상반기에 크게 고전한 데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단면, 양면, 4층PCB 등의 비중이 높아 이익은 매출대비 4%선인 6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4년 흑자전환 후 95년에 PCB부문에서 1백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당초 3백억원의 순이익을 목표했으나 주력 품목인 다층기판(MLB) 경기회복이 지연된 데다 고난도 PCB사업 확대에 따른 수율저하로 실제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30% 줄어든 70억원을 약간 밑돌 것으로 보인다.
95년에 90%대의 매출신장률과 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 99%의 증가율을 거뒀던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는 지난해 대대적인 설비증설과 품목다각화에도 불구, 경기부진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18%의 매출신장에 30%의 순이익(30억원)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수전자(대표 김찬욱)는 매출은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실현했으나 주력제품으로 집정 육성중인 MLB부문이 기대를 밑돌아 누적적자를 해소하지 못했으며, 양면PCB로 주력사업을 전환한 청주전자(대표 전우창) 역시 수익성은 크게 호전됐으나 여전히 순이익이 매출(4백20억원)대비 4.8%선인 20억원에 그쳤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중소 전문 PCB업체들이 주원자재인 원판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세트업체들의 가격인하와 금융비용증가, 인건비부담, 경기부진, 수율저하 등의 이유로 전반적으로 95년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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