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일본「64MD램 증산」발표 의미

「97년에는 64MD램이다」.

지난해 16MD램 시장에서 피투성이 전쟁을 치른 한, 일 반도체 업체들이 올들어 주력을 64MD램 전장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64MD램 시장에서 먼저 선전포고를 한 것은 일본업체들. NEC, 도시바, 히타치, 후지쯔, 미쓰비시 등 일본 유력 메모리 업체들은 새해 벽두부터 『한국의 64MD램 본격생산 움직임에 맞서 늦어도 연말까지 64MD램의 생산을 지금보다 최고 10배 이상 늘릴 방침』이라고 발표, 기습공격에 가까운 깜짝쇼를 벌였다.

일본업체들의 이같은 발표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확충 등의 현실적인 요인을 고려할 때 실현성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64MD램 시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국내업체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파장과 관련한 반응은 낙관론에서 비관론에 이르기까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각 경제연구소 반도체담당 연구원들의 상당수가 『일본업체들의 64MD램 증산은 16MD램에 이은 공급과잉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는 반면 국내 반도체업체 마케팅 담당자들은 오히려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의 한 임원은 『어차피 가격 때문에 16MD램 시장을 포기할 지경에 와 있는 데다 4MD램 이후 한국에 계속 끌려 온 시장판도를 64MD램에서 만회하자는 승부수의 성격이 짙다』고 전제하며, 이같은 일본업체들의 움직임은 일단 초기단계에 머물러 온 64MD램 시장의 본격적인 형성을 앞당겨 현재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D램 가격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진단한다.

『64MD램 시장확대가 16MD램 시장대체의 성격이 강할지, 아니면 고성능 소프트웨어들의 채용확대를 촉발시켜 신규수요 창출효과가 클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건 간에 일본업체들의 64MD램 시장참여는 일단 그간 64MD램의 본격적인 채용을 망설여 온 수요업체들을 크게 자극, 침체일로에 있는 D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만은 분명하다』(김치락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또 데이터퀘스트의 한 관계자도 『일본업체의 64MD램 시장 적극참여는 일단 64MD램의 「파이(시장규모)」를 키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결국 「배부른 쪽」은 선투자로 인해 수율과 넷다이(웨이퍼 한장당 생산되는 칩 수) 등 생산성면에서 앞서는 한국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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