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분야에도 본격적인 디지털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 12월 말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영화처럼 화면이 선명한 디지털TV인 고선명(HD)TV의 표준규격을 승인했다. 이것은 지난 9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구미와 일본의 관련업체들이 개발해 온 차세대 기술을 미국 정부가 공식 채택함으로써 이 기술의 상용화가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여정이 그리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9년 전 FCC의 기본방침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4개 컨소시엄으로 나뉘어 경쟁적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당초 FCC는 그중 하나를 선정할 방침이었으나 그러기에는 각 업체들의 개발경비보전 등의 문제점이 들어나 진통 끝에 절충안을 채택, 이들 컨소시엄으로 하여금 대연합(Grand Alliance)을 결성토록 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승인된 표준규격은 필립스, 톰슨, 소니등 유럽, 일본업체를 포함한 관련업체들의 광범위한 참여로 개발된 합작품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승인된 표준규격이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다. 가전, 컴퓨터, 방송, 콘텐트업계의 조건을 두루 충족시키는 선에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개발하고 보완할 부분이 아직 더 남아 있는 것이다. 사실 유럽과 일본보다 늦게 HDTV 개발에 착수한 미국의 당초 목표는 지난 95년까지 표준규격을 결정하고 작년 애틀랜타올림픽을 계기로 이의 방송을 개시할 예정이었다.
아무튼 미국의 표준규격 승인은 디지털TV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이것은 TV수상기, 컴퓨터, 반도체, 브라운관 및 액정디스플레이업계에 수백억 또는 수천억달러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2억8천만대의 TV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앞으로 10년에서 15년 사이에 디지털TV로 교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와 PC업계의 시장선점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TV는 디지털화로 PC기능을 겸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PC는 TV화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TV가 PC의 기능을 갖던 그 반대가 되던 중요한 것은 국내기업들이 이같은 새로운 기술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 대규모시장 선점대열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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