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시대 개막
네트워크 컴퓨터(NC)는 지난해 미국 오라클이 개념을 주창한 이후 올들어 프로토타입 공개와 함께 지난 5월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넷스케이프 등과 전격 규격 합의한 것을 계기로 개발이 급진전돼 속속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월 IBM이 NC를 개발한 데 이어 선이 NC솔루션인 자바스테이션<사진>을 선보였고 아콘, 후나이 등 오라클의 협력업체들도 이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본격적인 NC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컴퓨터시장에서 윈텔시스템의 지배체제에 대한 대항으로 인텔 CPU 및 윈도OS에 의존하지 않고 서버와 연결해 모든 소프트웨어를 처리하는 NC는 그만큼 크기, 가격에서 슬림화와 저가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에 대응, 윈텔진영에서는 역시 7백달러 미만의 넷PC 규격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생산에 나설 방침이어서 오라클진영과 저가기종 경쟁에 불을 댕겼다.
-브라우저 시장 경쟁
인터넷 시장의 풍운아 넷스케이프와 소프트웨어 업계의 독재자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라우저 경쟁이 관심을 모은 한해였다.
결과는 어느 한 쪽의 승리라고 말하기 곤란할 정도로 양측이 모두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뒤늦게 시장에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는 10%에 근접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짧은 시간에 영향력을 넓히는 저력을 보였다.
넷스케이프도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장을 잠식당하기는 했지만 80%를 웃도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브라우저 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양사의 한판 승부는 새해에는 서버를 중심으로 한 인트라넷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D램가격 폭락
지난해 PC 판매부진 여파로 1월들어 D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세계 반도체시장의 경기지표인 미 반도체시장 BB율이 91년 1월 이후 5년만에 호황과 불황의 분기점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이를 계기로 반도체업체들은 주력품목을 4MD램에서 16MD램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16MD램마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해 반도체업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반도체업체들은 16MD램 증산계획을 동결하는 등 D램가격 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나 시장경기 회복에는 실패한 채 한해를 마무리했다.
-LCD경기 회복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폭락으로 지난해말 급격히 위축됐던 LCD 경기가 올 하반기 들어 완전히 회복됐다. LCD경기 회복의 주요요인은 노트북PC용 표시장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때문. 한국, 일본, 대만 제조업체들이 다투어 생산확대에 나서 장당 6백20∼6백40달러까지 떨어졌던 12.1인치급 박막트랜지스터(TFT) LCD의 경우 최근 들어 장당 7백달러까지 올라섰으나 아직도 품귀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당분간 가격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수요를 주도하고 있는 품목은 TFT LCD 12인치급. 한국과 일본, 대만의 주요 LCD업체들은 대형 LCD의 상품화에 주력, 하반기 들어 13∼15인치급까지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 TFT LCD로 데스크톱PC용 모니터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LCD시장의 활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ITA(정보기술협정)잠정 합의
개발도상국 정보통신업계를 강타할 정보기술협정(ITA) 채택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강력한 요구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ITA는 오는 2000년까지 4단계에 걸쳐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통신장비, 반도체 등 미래정보산업을 좌우할 2백여 정보기술 제품 관세를 철폐하자는 협정이다. 그러나 실시시기가 너무 촉박해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상태.
이미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 협정체결에 잠정 합의한 상태다. 이 밖에도 세계 20여국이 조건부 수락을 표명한 가운데 도입시기와 무관세 품목 선정문제를 놓고 현재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 연방통신법 개정
올초 미 의회를 통과한 미국 연방통신법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통신시장 전체를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저가에 제공하기 위해 추진된 미국정부의 통신법 개정작업은 지역, 장거리, 무선, 인터넷, 위성 서비스 등 방송, 통신 전부문에 걸쳐 업체 경쟁에 불을 댕겼다.
이에 따라 지역벨사인 벨애틀랜틱과 나이넥스의 합병이 있었고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월트 디즈니가 캐피털 시티스/ABC를, 장거리서비스업체인 월드콤이 MFS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는 등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미국 개정통신법은 해외시장 경쟁력 향상을 목표의 다른 한축으로 삼고 있어 통신법개정 여파는 세계로 확산됐다.
98년 시장개방을 앞둔 브리티시텔레컴, 프랑스텔레콤, 도이치텔레콤 등 유럽 통신서비스업체가 미주 및 아시아지역 업체들과 잇따라 제휴, 96년은 세계 통신업체 합종연횡이 성행한 한해였다.
-일 NTT 분할
지난 82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돼온 일본전신전화(NTT)의 경영분할 문제가 마무리됐다. NTT와 우정성이 12월 초 NTT를 순수지주회사 산하의 장거리통신회사와 동서 두 지역통신회사 등 3개사로 재편하기로 최종 합의함으로써 14년 동안의 분리분할 논의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분리분할에 강력히 반대해온 NTT가 이번 합의에서 얻은 소득은 국제통신사업 독자진출과 지주회사제도를 도입한 것. NTT는 특히 장거리회사와 지역 2개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지주회사를 둠으로써 지금과 마찬가지로 자본의 일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
앞으로 재편작업이 완료되기까지는 지주회사 도입이나 세제문제 등 해결과제도 남아있으나 이번 합의로 일본 통신시장은 자유경쟁시대로 들어서는 등 지난 85년 NTT 민영화 이래 최대의 변혁기를 맞게 됐다. 이번 합의를 토대로 하는 NTT 분할은 99년 단행될 전망이다.
-인터넷TV 등장
올 한해 가전분야에서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의 제품화 못지않게 주목되는 사실은 새로운 개념의 TV 즉, TV를 통해 인터넷검색은 물론 PC통신, 전자우편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인터넷TV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인터넷TV는 지난 10월 미국 웹TV사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제니스, 필립스, 소니, 마쓰시타전기산업 등 세계 유수 가전업체들도 연말성수기를 겨냥해 일제히 상품화에 나서 시장형성 초기단계부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인터넷TV는 글자 그대로 TV를 보면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특히 컴퓨터를 전혀 몰라도 VCR를 이용하듯이 리모컨으로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 같은 편리함 때문에 인터넷TV의 시장성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DVD 시대 개막
지난 11월 1일 일본 마쓰시타와 도시바가 DVD 플레이어를 동시에 내놓음으로써 금세기말 최후의 초대형 상품인 DVD시대가 열렸다. DVD는 고화질의 동영상 정보를 대량으로 저장, 재생할 수 있는 새로운 기록매체. 직경 12㎝의 디스크에 1백33분의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어 직경 30㎝에 60분 정도의 동영상을 저장하는 LD보다 저장능력이 월등하다. DVD 타이틀 출시가 본격화될 내년에는 세계 AV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시장규모는 오는 2000년에 플래이어와 타이틀을 포함, 10조엔이다.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 LG전자와 대우전자 등 가전3사가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판매전이 예상된다. DVD플레이어와 DVD롬에 이어 DVD오디오플레이어, DVD램 등도 속속 선보일 전망이다.
-美 HDTV 표준승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차세대 디지털TV인 고선명TV(HDTV)표준을 승인했다. 이는 바야흐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금세기안에 꿈의 TV시대로 접어들게 됐음을 의미한다.
HDTV는 고품위의 음질과 고해상도의 화질을 갖고 있어 일반 공중파방송, 케이블TV, 위성방송등 방송부문 뿐만 아니라 음반등 영상관련부문에도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앞으로 기존 아날로그전송방식이 전면 중단되면서 방송시장의 환경은 가장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방송업계와 컴퓨터업계가 화면주사방식에 아직 완전히 합의하지 못했고 화면의 크기를 놓고 영화업계가 반발하는등 새로 마련된 HDTV표준은 비록 관련업계의 전폭적인 지지속에서 탄생하지 못했지만 이르면 오는 98년부터 HDTV수상기가 출시돼 미국 일반시청자들에게 디지털기술의 발전이 주는 혜택을 가장 빨리 누릴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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