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내가 주변에서 듣거나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글들을 근거로 하고 있다. 즉 현대과학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현상이나 인간 내면에 깊숙이 숨어있는 잔인성에 대해 다루었다.」
유일한씨의 공포 장편소설 「어느날 갑자기」가 요즘 서점가에서 화제다. 지금까지 6만여권이 팔려 나갔다.
「공포소설의 또 하나의 체험」이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된 「어느날 갑자기」는 PC통신 하이텔을 통해 연재됐다.
『나는 하이텔 「섬머」란을 무척 즐겨찾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계절에 관계없이 섬머란에 실린 글을 읽다가 하루는 내가 직접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보기로 작정했다.』
통신작가 유일한씨는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PC통신 하이텔 섬머란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대학(연세대 노어노문학과) 2학년때인 84년부터. 유씨는 평소에 작가수업이나 글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는 않았다.다만 통신에 자신의 글을 올리는 것이 흠미로 웠기 때문이다.
유씨를 더욱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했던 동기는 어느 상업계 졸업생의 편지내용 때문.
그 편지에는 「작가가 되기 위해 대학에 가고 싶은데 갈수 없다.그런데 우연하게 하이텔에 올라있는 글을 읽게 됐다.통신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주 내용으로 되어있었다.
유씨는 이 편지를 받고 독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에 놀랐으며 그들에게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자주 밤을 지샜단다.
5개월정도 연재를 하고 있으니까 몇몇 출판사에서 발간제의가 와 자신도 모르게 통신작가가 되었다는 유씨는 『처음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더라도」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는데 독자들의 반응이 이외로 많았다』며 『그러한 힘이 계속해서 글을 쓰게 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통신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언어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선정적인 제목이나 내용은 곧 독자로부터 외면당하고 그러한 작가로 인해 최근 통신작가의 순수성이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는 점이 유씨는 무척 아쉽단다.
통신매카니즘에 대한 감각도 통신작가가 지녀야 하는 소양중의 하나.얼굴을 볼수 없으며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
『통신작가는 작가로 등용하는데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쉽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그에따른 책임도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본적인 양식이 갖추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통신작가에 대한 대우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씨는 현재 PC통신에 글을 올리는 것은 무료이며 그 내용이 독자로부터 인정받아 책으로 발간되어야만 수익이 발생하고 있어 작가로서의 사명감이나 책임의식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군소출판사에서 선정적인 내용의 글들을 모아 통신소설이라고 광고함으로써 통신소설이 3류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단다.
자신을 통신작가 1.5세대로 분류하고 있는 유씨는 『통신작가가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글에 대한 정당한 댓가가 있어야 한다』며 『작가등용문 방을 개설한다거나 언론사에게 하고 있는 등용문제도를 도입하는등 보완노력이 선행되면 통신작가도 또하나의 작가 등용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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