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소프트웨어강국 인도

인도는 국민소득 3백달러 수준의 빈국으로 대접받곤 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산업은 미국을 뒤쫓는 강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96년도 인도 소프트웨어 시장규모는 10억달러 수준으로 이 중 6억5천만달러가 수출로 달성될 전망이다. 매년 6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2000년대에는 인도를 대표하는 고도의 지식산업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한다.

인도가 이토록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미국인의 실질적인 지역정책과 인도정부의 지속적인 중점육성정책의 상승작용이 오늘날 인도를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성장케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컴퓨터를 개발하고 상품화해 정보화사회의 문을 연 나라는 미국이다. 이들 미국인들은 컴퓨터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필요한 기술자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우수한 인도인과 중국인을 활용했다. 영어권의 인도인에게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언어소통상 장애가 많던 중국인에게는 하드웨어 기술교육을 시키며 활용했다.

이들 인도인들이 미국의 VISA정책에 따라 장기체류가 곤란해지자 인도정부가 개방정책을 천명한 90년부터 Software Technology Park Scheme이라는 특별우대정책으로 이들의 귀국을 종용, 국내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수출하면서 오늘날의 명성을 일궈낸 것이다. 초기 단계에는 이들 기술인력을 해당국에 파견, 현장에서 지원케하는 On site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인터넷 보급과 글로벌 통신망에 의한 온라인 접속으로 인도에서 개발하고 이를 즉시 전송, 해당국가에서 시험, 검증하는 형태로 대형 프로젝트의 공동개발에 이용되는 offshore 서비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인도소프트웨어 산업계의 특징으로서 하나는 저렴한 인건비의 우수한 기술력을 풍부하게 보유한 점으로 9억의 인구 중에서 선발되는 영어권의 영재들이 소프트웨어에 진출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며, 또 하나는 미국인들이 처음에 인도인이나 중국인에게 기술을 가르칠 때 숲을 볼 수 있는 핵심기술은 전수치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도회사들이 대형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많은 시간과 인력이 요구되는 분야를 외국에서 하청받아 생산하는 특정분야의 기술구현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50대 소프트웨어 회사들 중 43개 회사가 인도에 자회사나 합작회사 형태로 진출해 첨단 정보산업 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으며 일부 국내 회사들도 인도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우리정부에서도 정보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제화, 개방화에 대비, 소프트웨어 산업을 전략적 육성분야로 지정했고 「소프트웨어의 날」 선포식까지 마쳤다 한다. 좀 늦은 감은 있으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키우고자 인도에 진출, 기술개발과 아웃소싱을 하려할 때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를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이들의 활동을 폄하해 버리는 근시안적인 정책이 입안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김영재 한국통신 인도 델리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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