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산드라 블록이 매력적인 프로그래머로 등장하는 「네트」가 상영돼 장안의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인터넷에 올려 있는 피자 그림을 보고 크기와 종류를 지정한다. 그러면 얼마되지 않아 보기에도 먹음직스런 피자가 집으로 배달되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렇게 영화에서만 보던 사이버쇼핑이 우리 앞에서도 실현되고 있다. 최근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체들이 가상세계로 매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6월 유통업계 최초로 인터넷백화점을 세워 인터넷 이용자를 위한 판매를 시작한데 이어 신세계도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인터넷 가상백화점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도파를 비롯해 한솔유통, 한화유통 등이 대대적인 사이버쇼핑몰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쇼핑몰이 본격적으로 문을 여는 시기는 내년 하반기쯤으로 이때쯤이면 여자들 사이에서 『어제 인터넷에서 예쁜 코트를 봤는데』하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이 가상쇼핑몰은 지금까지 우리가 접해온 홈쇼핑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한번이라도 PC통신에서 홈쇼핑을 이용한 사람은 알겠지만 지금까지 홈쇼핑 정보라면 사진과 간단한 상품설명이 제공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구축될 인터넷 쇼핑몰에는 사진은 물론 음성과 동화상까지 지원된다. 상품을 3차원으로 볼 수도 있고 예쁜 마스코트의 안내를 받으며 매장을 돌아다닐 수도 있고 어떤 사이트에서는 주인과 가격을 흥정하기도 한다. 주문형 쇼핑처럼 양방향성의 특성을 살린 마케팅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원투원이란 서비스는 이용자의 기호를 미리 기억하고 있다가 이용자가 접속해 들어오면 그때그때 필요할 만한 제품을 추천해 준다. 분명히 같은 쇼핑몰인 데도 골프가 취미인 아버지가 접속하면 골프채 매장이 나오고 한창 살빼기에 열심인 딸이 접속하면 운동기구 매장이 나온다.
셔틀버스를 타고 백화점으로 향하는 주부들의 쇼핑 풍속도가 변화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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