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비디오산업 소비자 직판시장을 뚫어라 (4)

성인용 기획물

『비디오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그 동안 만화영화를 구매하는 주부나 미혼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골프비디오나 에어로빅 등 성인용 기획물을 사러 오는 남자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선물용으로 성인용 기획물을 사려는 손님이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호황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백화점 세일이 겹치면서 생겨난 일시적인 「반짝장사」에 불과할 뿐이다. 아직까지 소비자직판(셀스루) 시장에서 성인용 기획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인용 기획물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출시돼 왔으나 소비자 직판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국내 대여용 비디오시장이 대기업 중심구도로 재편되면서 복제 하청업체로 전락할 위기를 맞게 된 중소프로덕션들은 90년대 들어 앞다퉈 셀스루 전문업체로 선회했으나 성인용 기획물 분야에서 별다른 히트작을 내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지난 95년 상반기 3만장 히트작들이 연속으로 터지면서 다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올해 약 8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성인용 기획물 시장은 앞으로 급격한 호황세을 타기는 힘들겠지만 대기업의 셀스루 비디오사업 확장과 케이블TV업체들의 신규 참여가 이뤄지면서 내년도에 매출규모가 1백억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97년 성인용 기획물의 출시경향은 그 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스포츠와 최근 독자적인 장르로 합세한 성교육 비디오 2분야로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부부생활 리서치」 이후 아류작이 생겨나기 시작한 성인용 성교육 비디오는 내년도에도 시리즈와 단행본 구별 없이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물의 경우 삼성영상사업단 소속 드림박스 등 대기업의 참여가 예고된 「골프교본」을 비롯해 슈퍼스타의 몸매가꾸기 비결을 담은 「에어로빅 비디오」, 청소년층을 겨냥한 「농구비디오」가 주목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 그밖에 다큐멘터리 비디오는 문명, 우주, 역사부문이 호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쏟아져 나오던 동물다큐멘터리는 이 분야에서 지명도를 쌓아온 내셔널지오그래픽 제품을 제외하고는 이미 퇴조 경향을 띠고 있으며 더 이상 히트작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신디크로포드의 에어로빅」과 「부부생활리서치」로 소비자 직판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비엠코리아의 나상진 사장은 『성인용 기획물시장이 한계에 직면했다고는 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와 「적절한 출하시점」 「홍보전략」의 3박자가 맞으면 얼마든지 히트작을 낼 수 있다』면서 『할리우드 B급 액션작품 판권료가 20만∼25만달러로 치솟은 대여용 극영화와는 달리, 성인용 기획물은 아직 5천달러 미만으로 우수한 작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다』고 말한다.

결국 비디오를 책처럼 사서 소장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만 확산된다면 성인용 기획물도 어린이 교육물이나 만화영화 못지 않게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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