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세미나-11월

전산시스템의 대공황으로 일컬어지는 「2000년 문제」가 국내외 컴퓨터업계는 물론 거의 모든 업무를 전산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정부기관 및 기업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0년 문제」는 단순히 숫자 끝자리를 수정하는 번거로운 작업 차원이 아니라 정부 및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앞으로 3년 후면 들이닥칠 사안임에도 이에 대해 전산업계는 물론 정부기관, 기업들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어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전자신문사가 후원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이달의 토론주제로 발등의 불로 다가온 「2000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발표 내용과 참석자들의 토론 내용을 요약한다.

<편집자>

<> 주제발표

<2000년 문제의 현황과 대책>김천사 두산정보통신 사장

2000년 문제의 핵심은 컴퓨터에서 연도를 판단할 때 1996년과 같이 4자리로 인식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자릿수의 절감이나 표시의 편의를 위하여 간단하게 「96」으로만 판단하도록 한데 있다. 따라서 1999년 까지 큰 문제는 없겠으나 2000년 부터는 연도를 「00」년으로 처리하게 돼 일자를 이용한 계산, 일자별 분류, 일자의 표시방법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2000년 이전에 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및 데이터를 수정해놓지 않으면 큰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4~5년 간에 걸친 장기적인 기간 계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곳도 있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법은 간단하지만 작업량이나 처리기간 및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지금부터 미리 준비하여 작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같은 근본적인 문제와 함께 2000년 문제를 간단하게 생각하여 준비를 소홀히 하는 점, 경영진에게 갑자기 인력과 비용이 크게 소요된다는 말을 하지못해 주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점, 문제의 핵심도 알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도 장애가 없는데도 이를 미루고 있다는 점 등이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경영층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시스템 부문 및 비정보시스템 부문을 망라해 문제해결을 위한 한시적인 조직을 구성, 전반적인 대응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0년 연도코드 문제와 공공기관의 대처> 송관호 한국전산원 표준본부장

정부 및 공공기관을 살펴보면 주민, 연금, 여권, 학사, 경찰, 병무, 의료보험 및 자동차 관련 업무 등에서 해당 업무의 특성상 대부분의 데이터에 연도코드가 사용되고 있어 광범위한 공공 업무에서 문제점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가기간전산망 사업의 일환으로 각 기관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경우 기관 간의 공유가 중요하기 때문에 각 기관의 해결책 또한 일관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 및 공공 기관의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몇몇 관련 기관에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듯하며 또한 결정된 사항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작성될 데이터와 어플리케이션에는 문제의 발생 소지가 없도록 사전에 예방한다 하더라도 기존에 작성된 데이터와 어플리케이션의 포괄적인 변환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므로 변환방법의 선정에도 신중을 기해야할 것으로 본다.

현재 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한 내무부, 총무처 등 관련 부처들이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고 금년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된 바 있다.

한국전산원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2000년 문제에 대한 현황 분석과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해결 방안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이에 대한 본격적이고도 구체적인 해결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계의 2000년 문제 대응> 신종철 송우정보 사장

2000년 1월1일까지 이제 불과 37개월 남았다. 미국의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약 4백80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응용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광범위한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문제의 성격이 새로운 시스템의 개발이 아니라 추가적인 유지보수 작업이라는 점 때문에 신규 개발계획 및 대체계획에도 영향을 미쳐 중복 투자를 유발하게 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점도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기관, 입체전문가, 매스컴, 실무담당자 등의 상호협조 및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이 문제는 전산 담당자 만의 과오가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 부각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업체의 현황은 대형 SI업체들의 경우 자체적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문제 해결방안 수립에 주력하고 있으나 수요자들이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의 일반적인 해결방안으로 새로 개발하는 시스템은 연도를 4자리로 표시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급적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통합적인 솔루션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각 단계별로 툴을 활용하여 비용, 인력 등을 절감하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연도표기 문제에 대한 단계적인 해결방안>박영택 한국IBM 차장

2000년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먼저 1단계로 기업 혹은 조직내 전 직원이 2000년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시스템 부서 독자적으로 이같은 문제해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는 2000년 문제의 규모나 범위가 너무 크다. 예산확보나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적절히 대응을 하지 못했을 때에는 기업이나 조직의 사활이 걸릴만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단계로 2000년 문제로 인해 보유중인 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OS, 프로그램, 파일들중 얼마 만큼이 영향을 받을 것인 지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예상 소요 기간과 물적, 인적 소요자원 및 예상 경비를 산출하고 나아가 해결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순서라 생각한다.

3단계로 프로그램 내의 어떠한 문장이 수정되어야 할 지 등을 조사해 관련된 요소들을 그룹화하고 실제 수정 및 테스트시 동시에 수정되어야 할 부분들을 정리하는 등 일관성 있게 프로젝트가 진행돼야 한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수정과 테스트를 위해서는 적절한 툴이 요구되는데 주의하여야 할 사항은 어떠한 툴도 100% 완벽하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다만 이러한 단계별 준비과정을 거친 후 실제 수정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토론내용

*이상훈(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 소장)2000년 문제는 단순히 자릿수 몇개 고쳐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대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사태다. 시간이 갈수록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전반적인 사회 인식은 『그러한 문제가 있겠구나』 『어떻게 되겠지』하는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우선 인식 제고를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찬진(한글과컴퓨터 사장)단순히 혼란이다 재앙이다 하며 피상적으로 설명하는 것 보다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연구해 알려야 한다. 언론 등에서 적극 홍보해 줄 필요가 있다.

*김천사(두산정보통신 사장)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 동감한다. 현재 금융권의 경우 벌써 2000년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많지 않다. 늦어도 내년 1/4분기까지는 2000년 문제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걸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특히 정부기관을 비롯한 공공부문에서 하루 빨리 서둘러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적극 대처해야한다.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벤더의 책임이자 임무이다.

*김원식(정보통신부 산업지원과장)정부에서 2000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도록 이제부터라도 노력하겠다. 구체적인 방법은 전문기업들의 협조를 얻어 해결할 것이다. 예산확보 등 제반 문제를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

*이종희(모다정보통신 사장)귀중한 정보가 어느날 갑자기 삭제된다든가 최악의 경우 치명적인 사고를 불러 오는 보안, 안전의 문제가 심각하게 고려돼야 한다.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적인 연구도 필요하다.

*박영택(한국IBM 시스템서비스 사업본부 차장)컴퓨터 업계도 책임의식을 갖고 고객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발벗고 나서야 한다. 이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다각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신종철(송우정보 사장)최근 모 기업이 2천년 문제해결 프로젝트의 비용을 계산해 본 결과 약 2백억원에 2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해결방안도 여러가지가 제기되고 있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상상외로 클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착수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이 문제는 단순히 전산실 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문제 인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운환(재활정보센터 소장)타겟을 좁혀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모델이 되는 사례를 적극 발굴해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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