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통신개방 대비책

요즘 국내 기업인들에게 가장 민감한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개방」이다.

구한말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도 개방이 없었다면 우리 민족이 홀로 삶을 영위하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개방이 좋은 의미에서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보통신시장의 개방화는 열악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지닌 중소기업들에는 대비해야 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새로운 첨단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에 곤란을 겪고 있다. 기업규모에 따른 영세성과 전문기술인력의 부족으로 첨단산업기술, 금융과 기업정보의 교류 등에 관한 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해외 첨단기술 보유기업이나 대기업들보다 기술 및 제품경쟁력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상품과 기술에 관한 독자적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상품을 힘들여 개발하기보다는 각 기업 실정에 맞는 한 두단계 향상된 기술을 개발해 더욱 특화된 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급선무다.

이는 짧은 기간에 고속성장한 몇몇 정보통신 중소기업의 경우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대히트작을 만들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잘 입증해주고 있다.

다음은 경쟁국들의 영업력은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는 반면 우리 중소기업의 대비책은 매우 소홀해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스스로 독자적인 상품을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공격적인 영업정책과 신속한 의사결정, 기동성을 발휘해 중소기업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제품을 상품화시키기 위해 투자한 노력에 비하면 상품이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는 기간은 때에 따라 잠시일 경우도 흔히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과학적이고 일사분란한 조직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최소의 인력으로 효율적인 관리, 능률적인 조직체계에 대한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소수정예 및 개개인의 잠재력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특히 조직력이나 관리력은 개인이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고 전체 종사원의 열의와 노력이 한 방향으로 모아질 때에야 비로소 목표지향적이고 공격적인 성장조직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업무분야별 책임제와 조직구성원 저마다의 의무와 권한을 명확히 설정해 부서간 협력체제가 하나의 유기체로 구동되도록 조직을 재편하는 것이 시급하다.

어느 기업이나 조직체든 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저항이 뒤따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당초 목표한 경영성과는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전략보다도 중소기업 스스로 자기능력의 가능성과 한계성을 충분히 분석, 평가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개방에 따른 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개방의 도전을 오히려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韓江春 (주)델타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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