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삼성 에어컨 신제품 발표 놓고 신경전

에어컨 신제품이 나오기도 전에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22일 힐튼호텔에서 에어컨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이달말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LG전자의 행사를 하루 앞둔 21일에 에어컨 신제품을 언론에 발표하기로 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LG전자측은 삼성전자의 발표계획에 대해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 행사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면서 삼성전자의 갑작스러운 신제품 발표 계획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측의 말은 이와 다르다. 이 회사는 『23일부터 대리점에 출하하려는 일정에 맞춰 홍보계획을 추진했을 뿐 LG전자의 행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같은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눈치다. LG전자측은 행사계획이 삼성전자로 흘러들어간 20일 삼성전자가 애초 발표일정을 앞당겼다고 믿고 있다.

에어컨 신제품 발표를 둘러싼 두 회사의 신경전은 가전시장 패권을 향한 두 회사의 경쟁이 최근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올들어 가전시장이 침체되면서 이같은 신경전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8월에 의욕적으로 「통돌이세탁기」신제품을 발표하려 하자 삼성전자가 먼저 「97년형 손빨래세탁기」를 발표하는 선제 공격을 편 적이 있다.

지난 10월에는 삼성전자가 DVD플레이어의 첫 상용화를 발표하는 행사를 가졌는데 그 며칠 전에 LG전자가 DVD플레이어의 11월 출시 등을 담은 DVD사업계획을 급조해 발표했었다. 두 사례 모두 상대 업체의 맥을 풀리게 만들었다.

이번 에어컨 신제품 발표를 둘러싼 두 회사의 신경전도 그 연장선에 있다.

특히 에어컨은 현재 시판되는 가전제품 가운데 앞으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거의 유일한 제품이다. 가전업체들의 에어컨시장 쟁탈전은 앞으로 가열될 수밖에 없다. 에어컨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그렇지만 두 회사가 최근 신제품 발표를 두고 벌이는 신경전은 에어컨의 품질과 소비자 만족을 높이려는 노력과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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