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파는」 헐리우드에서는 쥬라기 공원이 상징하듯 한편의 영화가 히트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관련 음반, 도서, 게임등이 날개 돋친듯이 팔려 나간다.
일반인들은 이런 시장이 단순히 영화의 히트에 따른 반사작용 때문에 형성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전에 치밀히 짜여진 각본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다.
한편의 영화나 비디오를 제작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시장을 설정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종합적인 마케팅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총괄하는 작업이 선행된다.
이런 작업을 기획하고 조율하는 사람을 멀티 코디네이터라고 부른다. 국내에는 아직 정확한 개념이 설정되어 있지 않지만 멀티미디어 연관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출현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직무로 주목 받는다.
오리온카툰네트워크 사업부에 근무하는 김성수씨(28)는 멀티 코디네이터로 불린다. 그가 하는 일은 캐릭터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시장을 기획하고 조절하는 것이다.
예컨데 오리온카툰네트워크가 동요를 통해 영어 학습을 도와주는 비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창출한 캐릭터 「멀크와 생크」를 기반으로 이를 이용한 음반,도서,CD롬 타이틀,완구,게임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도록 기획하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기획은 하나의 캐릭터를 제작하는 초기 단계부터 마스터 플랜이 짜여진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가가치를 「입힌」 관련 상품의 출시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시장 형성 단계및 가능성, 시기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적기에 필요한 상품을 내놓게 하는 것이다.
김성수씨는 『멀티 코디네이터의 어려운 점은 하나의 소스를 서로 다른 매체에 적합토록 가공하고 여기에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높여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문간 이견과 특성을 조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릭터를 소화하는 방법과 특징이 매체별로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요구에 맞도록 변형하는 작업의 여려움을 토로하는 것이다.
또 연관 상품의 다양화에 그치지 않고 이것들이 함께 모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전 계획을 세우는 것도 신경을 곤두세우는 작업이다.
김씨는 『멀티 코디네이터의 핵심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것이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시장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마케팅 방법을 동원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관련 업체에 제시하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약국에서 음반을 팔 수도 있고 비디오점에서 완구를 판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로 들었다. 약국에서 머리를 맑게 하는 음반을 판매하고 비디오점에서 캐릭터 완구를 공급하는 것은 관련 법규를 따져봐야하겠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얼마든지 시도해 볼만하다는 논리인 것이다.
김씨는 멀티 코디네이터의 자질과 관련해서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는 열린 사고, 다양한 부문에 관한 관심이 있어야한다』고 지적하고 『각 매체별 요구를 종합하는 조정력도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멀티 코디네이터는 아직 국내에서는 독립 전문분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단계이기 때문에 「엄청난(?)수입」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기업체 직원으로서의 「봉급」에 만족해야 한다. 김씨도 오리온카툰네트워크의 직원 월급만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각종 멀티미디어의 홍수속에서 「원 소스 멀티 유즈」추세가 가속화된다면 앞으로는 이 직무 자체가 신세대에게는 매력적인 일로 다가오고 전문기획사까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을 전망이다.
<이택 기자>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3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4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5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6
LG전자, 대대적 사업본부 재편…B2B 가시성과 확보 '드라이브'
-
7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8
앱솔릭스, 美 상무부서 1억달러 보조금 받는다
-
9
STO 법안 여야 동시 발의…조각투자업계 “골든타임 수성해야”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