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대기업 사원들 정보화 열풍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인력을 줄여가면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처방에는 미흡하다.

최근 들어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장기적인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정보화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BPR)에 대해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은 사원정보화를 경영정보화의 핵심사안으로 여기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보화능력을 인사고과에 반영함으로써 사원들간의 정보화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현재 정보화능력을 승진에 반영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그룹을 비롯 현대그룹, LG그룹, 쌍용그룹, 해태그룹 등이며 다른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정보화능력이 승진의 주요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SDS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정보화 자격제도」를 시행해왔다. 시험과목은 정보시스템 일반과 훈민정음, 글 등 워드프로세서, 엑셀, 로터스 등 스프레드시트, 자료관리 d베이스 등 데이터베이스로 필기와 실기시험을 통해 일정점수 이상을 받은 사람에게 자격증을 주고 있다.

현재 전체 사원중에 20% 정도가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정보화자격증은 토익 등 어학능력 평가와 함께 인사고과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쌍용그룹은 지난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제1회 워드프로세서 경진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는 「인터넷 사냥대회」를 여는 등 사원정보화에 주력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쌍용은 내년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정보화자격제도를 실시, 인사고과에 반영하기로 하고 교육과정을 쌍용정보통신과 협의중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정보기술을 통해 최근 사장단을 대상으로 인터넷교육을 실시, 좋은 반응을 거두자 이를 전직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그룹은 회사이미지를 「첨단현대」로 전환하고 이에 걸맞는 사원정보화계획을 마련,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인화원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보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LG그룹은 사내정보화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다른 기업에서 정보화능력을 승진에 반영함에 따라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보화자격제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삼성데이타시스템 정보기술아카데미 김용현 교육사업팀장은 『올해들어 농협중앙회를 비롯 대한투자신탁, 삼익건설, 한솔제지 등 검증 위탁기업이 부쩍 늘고 있다』며 『정보화교육은 기업의 컴퓨터 활용수준을 점검할 수 있고 짧은 기간에 컴퓨터 활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인사상의 인센티브를 줄수 있는 점 때문에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정보기술아카데미는 지금까지 정보화자격증을 3만여명에게 발급했는데 내년부터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 공인된 자격증제도를 마련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검정과목과 일정을 마련중이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도 최근 토익이나 토플처럼 개인의 PC활용능력을 평가하는 「PC 활용능력평가시험」제도를 마련, 다음달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필기와 실기시험으로 나눠 각각 4백점과 6백점을 배점, 1천점 만점으로 하고 있는데 필기시험은 하드웨어 기본지식과 운용체계, 유틸리티, 사무용 응용프로그램, 네트워크, 컴퓨터상식이며 실기시험은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등이다.

연합회는 평가결과 A등급(8백점 이상)과 B등급(5백50∼8백점), C등급(3백∼5백50점), D등급(3백점 미만)으로 분류, 등급별로 업무범위를 제시해 주기로 했다.

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승진을 못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정보화가 인간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양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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