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나스코 상무
반도체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마도 모두 실감하겠지만 금년 같은 반도체 불황은 최근 몇 년 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10년 주기로 반도체 불황이 온다는 속설대로 지난 85년 불황에 이어 올해에도 반도체 상황은 전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각 반도체 유통점들에게도 매우 힘들게 전개됐다. 미국의 유명 반도체 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사에서도 올 반도체시장이 지난해보다 9% 정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미국 반도체의 BB율(생산 대비 수주율)이 지난 3월의 0.79를 기점으로 꾸준한 상승세 끝에 10월들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1.0을 회복하는 한편 내년에는 반도체시장이 점차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본인이 외국 반도체업체의 한국지사와 국내 반도체의 대리점 분야에서 다년간 종사해 오면서 느낀 점을 피력해 국내 반도체 관련산업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일반적으로 외국 반도체회사 한국지사의 경우 영업직을 단순한 영업사원으로 부르지 않고 필드세일 엔지니어(Field Sales Engineer), 즉 기술영업사원으로 부르고 있다. 이것은 반도체 영업사원이 일반가전, 생활용품 등의 단순제품이나 부품판매가 아닌 엔지니어링 요소가 부가된 영업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영업의 경우 흔히들 말하는 자동차나 보험 등의 세일과는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언변이 좋고 대인관계 및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반도체 영업을 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훌륭한 반도체 영업사원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상품에 대한 지식이 필요할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그 부품이 어느 용도에 적합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외국 반도체 회사들의 경우 세일즈맨의 기술능력 향상을 위해서 새로운 상품이 생산될 경우 지속적으로 상품지식 훈련(Product Training)을 하며 부품을 이용한 응용제품에 대한 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영업사원 이외에도 전문 엔지니어를 이용해 업체의 개발단계부터 직접 참여하여 기술 지원 또는 직접설계까지 해주는 통합디자인개발(Turnkey Design) 방식으로 영업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일부 반도체 국내대리점들도 외국업체들의 영업방식과 같이 엔지니어링 영업을 강조하여 전문 엔지니어 고용 및 개발장비 구입 등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업체들이 기술영업보다는 가격경쟁에 의한 단순 판매에 중점을 두는 구태의연한 영업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경영진에서 이러한 생각과 경영방침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실무자단계에서 너무도 기존 영업방식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엔지니어링 영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기술적인 실력향상과 부품에 대한 지식획득 등을 소홀히 하여 훌륭한 세일즈 엔지니어가 되지 못하고 단순한 세일즈맨으로 머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근래에는 범용반도체의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제조업체들도 제품가격의 경쟁 속에서 제조원가를 절감시키면서 성능이 향상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반도체공급자의 입장에서도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반도체 부품을 추천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해선 반도체 부품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하고 업체에 최대한의 기술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반도체 유통업계에 있는 모든 분들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너무 쉽게 간과하고 있다.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국내 전자산업에 일부분이나마 기여하기 위해선 반도체 대리점들도 진일보한 기술영업을 강화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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