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항공이 디지털 카메라시장 진입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삼성항공이 국내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카메라업계에서는 삼성 디지털 카메라의 시장진입 성공 여부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산 디지털 카메라가 소비자들로부터 심판을 받게 되는 첫번째 경우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란 필름과 렌즈로 대표됐던 기존 카메라와 달리 필름 대신 메모리카드를, 렌즈 대신 고체촬상소자(CCD)를 장착해 필름없이 사진을 촬영하고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영상매체이다.
지금까지 디지털 카메라는 미국 코닥사와 일본의 니콘, 카시오, 후지필름, 캐논 등 주로 광학산업의 선두업체들이 개발해 세계시장을 이끌어 왔다.
국내 카메라업계의 선두주자인 삼성항공도 몇년 뒤부터는 디지털 카메라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기존 카메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지난 93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20억원을 투입해 최근 국산 디지털 카메라 1호인 「SSC-410N」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삼성항공의 디지털 카메라는 경쟁업체의 동급 제품들보다 비싼데다 판매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업계 관계자들은 이 제품이 잘 팔릴 것인지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다.
「SSC-410N」은 화질을 결정짓는 CCD 화소수가 41만개, 해상도가 7백68×4백94픽셀이다. 이 제품은 약 1.5초 동안 4장까지 연속촬영할 수 있으며 3배 줌렌즈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연속촬영 기능이나 줌렌즈 장착 등은 외산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기능이어서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평가받는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현재 1백20만원으로 잠정 책정돼 내년 2월부터 시중에 판매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성능과 비교해 볼 때 이 제품의 가격이 비싼 편이라고 지적한다.
이 제품과 비교할 수 있는 제품으로는 한국코닥이 판매하고 있는 「DC-40」과 신도시스템의 「RCD-1」, 한국후지필름의 「DS-220」 등이 있으나 대부분이 1년도 넘기지 못하고 판매중단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제품들은 화소수가 38만∼41만개이며 가격도 삼성항공의 제품과 비슷한 1백20만원대인데 판매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이 제품들의 판매대상이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이미 디지털 카메라시장을 1백만원 미만의 보급형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삼성항공의 디지털 카메라 판매가 힘들 것으로 점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이미 신도시스템과 한국후지필름은 기존 모델을 대체하기 위해 더 싼 가격의 신제품을 도입하고 있는 상태여서 삼성항공의 디지털 카메라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항공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으며 어느 층을 겨냥해 영업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항공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 제품의 판매 예상대수보다는 국산 디지털 카메라 1호라는 점에 더 의미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제품이 성능 면에서 외산 제품들보다 크게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해외시장을 목표로 영업에 나선다면 가격도 지금보다 크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 제품을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면 내년엔 더욱 우수한 국산 디지털 카메라가 개발돼 미국 및 일본산 제품들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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