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기가시대

각급 학교 학생들이 영상회의시스템을 통해 인근지역의 대학교수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모르는 것을 묻고 대답할 수 있다. 카드 하나로 신원조회와 건강상태 확인, 대금결제 등이 가능하고 가정에 앉아서도 동(動)영상으로 제작된 전국 각지의 유명한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다. 산간벽지에 사는 사람들이 도시병원에 직접가지 않고서도 컴퓨터를 통해 의사로부터 의료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농민들도 원격영농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영화광들은 3차원 컴퓨터그래픽과 양방향 영상시스템을 갖춘 돔형 전자영상극장에서 실감나는 입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장면은 이제 전혀 신기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장면들은 반도체 발전에 힘입어 부분적으로 실행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그동안 영화 속에서나 봄직했던 「디지털 사회」가 급진전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기가(G)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94년 8일 이후 2년 2개월 동안 모두 2천2백억원의 연구비와 1백20명의 인력을 들여 세계 최초로 1G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실 GD램 반도체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지난 90년대 초 2백56메가D램 개발 이후 세계 각국의 유명 반도체업체들이 앞다퉈 연구개발에 착수하면서 본격화했다. 그후 꾸준히 연구가 진행돼 최근 일본 NEC가 언론을 통해 엔지니어링 샘플용으로 4G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는 등 세계적으로 GD램에 대한 연구결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94년 초 2백56GD램 개발이 완료된 후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생산업체들이 일제히 GD램 개발에 착수했었다. 최근 삼성전자가 개발을 성공한 1GD램은 바로 이런 연구활동 속에세 탄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1GD램은 어른엄지 손톱 만한 칩 속에 신문지 8천장, 단행본 1백60권 분량의 정보를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94년에 개발된 2백56MD램의 4배 이상의 성능을 갖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 삼성전자의 1G 반도체의 개발은 우선 그동안 반도체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일본의 NEC, 도시바, 히타치 등보다 1년∼1년6개월 정도 앞서 「반도체 기술국」으로 이미지를 높혔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컴퓨터, 멀티미디어 및 전자제품의 고성능, 소형화에 결정적인 역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영상, 음성 같은 감성기록 시대를 앞당겨줄 G반도체. 이제 일반인도 실시간 동영상처리 원격의료시스템, 양방향통신 위성방송, 개인정보통합카드, 전자화폐 등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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