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재철 한국IBM 신임사장

지난 1일부로 신재철 전 IBM 아태지역 에너지, 서비스산업 총괄본부장이 제10대 한국IBM 사장으로 취임했다. 내년에 회사 설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한국IBM의 총사령탑 자리를 맡은 신재철 신임사장(49)의 경영구상과 청사진을 들어봤다.

-이번에 중책을 맡았는데 구상중인 신경영전략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다. 특히 하이테크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정보산업(IT)에서 사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1천3백여명에 달하는 한국IBM 임직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조직인으로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협력토록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IBM은 모든 일을 고객의 입장에서 추진하고 사업의 성과도 고객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최근 들어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IT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데 IBM은 IT와 관련한 우수한 테크놀로지, 풍부한 솔루션,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경영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잠시 한국IBM을 떠나 아태지역본부에서 활동했는데 외부의 시각에서 본 한국IBM은.

한국IBM은 그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다만 한국은 시장규모가 작고 IT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적은데 앞으로 IBM본사 또는 아태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또 한국IBM에는 입사 선배들이 많다. 이들의 입장을 고려해 신중하게 처신하려 하고 있다. 외부에서 경영혁신 및 인사쇄신을 거론하고 있는데 그런 점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환경변화에 대응해 장기적인 측면에서 검토해 볼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한국IBM은 매트릭스 조직체계를 갖고 있고 모빌오피스, CRM 등 다양한 제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의 효과 및 개선책이 있다면.

한국IBM은 지난해부터 제조, 금융 등 12개 산업별 총괄본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각 산업의 특성과 문제점을 파악,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전략이며 특히 전세계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IBM의 전문가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다.

서류없는 사무환경 구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모빌오피스제도를 시행해 본 결과 사무실 면적을 40% 정도 줄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지만 직원들 간의 유대감 결여 등 부작용도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부서단합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IBM이 주창하고 있는 네트워크컴퓨팅이란 개념이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한국의 IT 인프라가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초고속망 건설계획 등 정부의 노력과 기간통신업체들의 노력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어 네트워크컴퓨팅 환경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전산시스템 구입시 수요자들은 소프트웨어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데.

시스템 선택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소비자는 원하는 환경과 솔루션을 스스로 결정할려고 한다. 이를 반영해 한국IBM은 개방성이 향상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협력업체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IBM은 연간 1백30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소프트웨어 부분에서 기록할 정도로 세계최대소프트웨업체인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국내 독립소프트웨어업체들의 사업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하드웨어는 50%, 소프트웨어는 90% 정도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국내 시스템통합업체들과 수주를 놓고 일부 마찰이 일고 있으나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외국기업으로서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구상은.

IBM은 지난해 한국에 약 5억 달러 상당의 컴퓨터 관련 제품을 판매한 데 비해 반도체 등 약 11억 달러 상당의 제품을 구매했다. 올해는 TFT LCD 등 컴퓨터 부품을 약 12억달러 정도 구매할 계획이며 매년 구매 물량을 늘려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밖에 IBM은 국내 주요 대학 및 연구소에 첨단 연구기자재를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국내 고급 두뇌를 수십명씩 선발, 본사 연구소에서 연수시키고 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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