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몸풀렸네」 「요구대로 해줄께」 「조금만 더」 「오늘은 왠지」 「야한 것도 좋아하세요」 「애들은 재웠수」 「엉덩이가 기가 막혀」.
요즘 동네에 있는 비디오 대여점을 찾으면 이같은 기상천외한 제목의 에로 비디오들로 인해 쓴웃음을 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술좌석에서조차 입에 담기가 민망한 것들이다. 올초까지 일대 선풍을 일으킨 「젖소부인 시리즈」가 저속한 구어체 제목의 에로 비디오들와 함께 「물소부인」 「김밥부인」 「꽈배기부인」 등 아류를 양산시키더니 최근엔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유행어가 된 「빠떼루 시리즈」까지 등장했다.
현재 비디오 대여시장에서 에로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 이 가운데 이같은 16 에로비디오는 올들어 극영화를 포함한 전체 에로물시장의 30%선을 넘어설 만큼 급팽창하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에로물에서 재미를 본 비디오 제작사들이 더욱 자극적인 내용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로비디오들은 2천만∼5천만원 규모의 소자본과 1주일 정도의 짧은 제작기간으로 일정한 이윤이 보장되는 등 커다란 메릿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젖소부인」 등 몇몇 시리즈 에로물은 편당 1억5천만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던 작품들이다.
문제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타이틀과 저속한 내용이다. 대부분의 타이틀이 작품내용과 전혀 맞지 않거나 말장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용 전개도 남녀간의 불륜이나 의미없는 섹스 등 노골적이고 비윤리적인 성문제로 일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경쟁적으로 베껴 어느 것이 「원조」인지 구분하기도 힘들다.
이같은 저질 에로 비디오물을 근원적으로 추방하기 위해서는 일반 비디오 대여점에서 에로물을 철수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지 못할 상황이라면 제작사들의 자정활동과 함께 유통관리가 강화돼야 할 것이다. 공륜의 영화사전심의 위헌판정으로 예상되는 관련법 개정시에, 성인전용 비디오 대여점의 설치규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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