梁英俊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최근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OECD 가입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선진국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 지적재산권(지재권)에 대한 보호도 마찬가지로 인식돼 선진국 수준으로 격상시킬 것이 안팎으로 요청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세계무역기구(WTO) 협약에 따른 저작권법 개정작업을 완료한 데 이어 올 7월 1일부터 시행에 돌입했다. 8월 21일에는 저작권보호에 관한 국제조약 중 가장 중요한 조약인 「베른협약」에 가입함으로써 적지 않은 변화를 맞이했다.
저작권법 개정내용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1987년 10월 1일 이전에 공표된 외국저작물도 국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개인이 저작자인 경우 1957년 이후 사망한 저작자의 저작물에 대해 그리고 법인 등이 저작자인 경우에는 1957년 이후 공표된 저작물에 한하여 보호한다. 이밖에도 개정저작권법은 부칙에서 기존 복제품의 재고처리기간, 2차적 저작물에 대한 유예기간 등 몇가지 경과조치를 규정하고 있어 사용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저작권법 환경변화에 따라 기존 업계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면 영화 및 비디오의 경우문제의 소지가 있는 1987년 이전에 공표된 작품을 국내업체들이 수입, 배급할 때 통상적으로 정당한 라이선스계약을 통해 외국회사로부터 복제물 또는 마스터테이프를 수입해 복제해 왔으므로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디오는 정당한 권리자가 아닌 제 3자와계약을 잘못 체결하거나 2중계약에 따른 분쟁이 종종 있어와 향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는 베른협약에 따라 외국의 저작권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해 정당한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회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팝송등 각종 음악을 음반으로 출반하는 데서도 대개는 마스터테이프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레코드회사와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왔으므로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불법복제 음반의 경우에는 무역분쟁의 소지까지 있어 단속강화 및 생산을 원천봉쇄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저작권법의 범주안에서 보호받지 못했던 가라오케(노래반주기 음악)는 앞으로는 1987년 10월 1일 이전에 공표된 음악에 대해서도 라이선스료를 지불해야 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1987년 10월 1일 이전에 공표된 제품이 현재까지 사용되는 경우가 드물어 실제 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신망을 활용해 저작물을 주고받는 행위에 대한 법적제재가 준비중인 것을 감안, 무단사용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미키마우스 등 외국의 유명 캐릭터의 경우 지금까지 대부분 1987년 10월 1일 이전에 공표돼 저작권에 의한 보호를 받지 않았으나 개정법에 의해 저작자가 57년 이후에 사망한 캐릭터에 대해 새로 보호해야 하므로 상품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1987년 개정된 저작권법에 의해 이미 외국 저작물을 보호해왔고 이번에 그 범위를 확대한 것에 불과하므로 개정법 시행에 따라 우리기업의 대응방향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은 없다. 그러나 국제 경쟁사회에서는 힘을 가진 자가 유리하고 지재권 분야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이러한 힘을 자신의 권리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 자신만의 저작물을독자적으로 창작하는 데 보다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동안 외국 저작물이 보호되지 않은 결과 외국문화가 무분별하게 수입된 측면도 있었으므로 이번 저작권 환경변화를 계기로 좋은 저작물을 선별해 수입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한편 이를 우리 문화발전에 적극 활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저질의 외국저작물은 도입을 억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국 저작자와의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공동창작을 늘리거나 상호 상대방의 저작물을 자신의 국가에서 소개하는 것과 같은 제휴관계를 도모하는 등 권리창작에 참여하고 우리의 창직물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좀더 활성화할 필요도 있겠다.
이와 함께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외국 저작물의 범위가 확대됨으로 인해 이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 저작권자의 사용허가를 받아야 할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나 저작물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저작권자를 확인하고 접촉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외국의 저작권자와 우리나라의 사용자를 연결시켜주는 저작권 중개, 대리회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중요한 해결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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