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道熱 하나기술(주) 사장
『산업용 레이저산업의 발전방향 및 기술추이를 알고 싶으면 2년마다 개최되는 「산업용 레이저 관련 세계시장 동향 포럼」에 참석하라.』
레이저 산업계에 잘 알려진 말이다.
그 이유는 세계 산업용 레이저 업계의 최고 경영자들이 대부분 이 포럼에 참석해 시장동향에 대한 협의와 토론을 활발하게 벌이고 그 결과를 각사의 마케팅 정책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향후 시장동향과 기술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모임이다. 필자도 지난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이 포럼에 참석, 한국 대표로 아시아 레이저 시장동향을 발표한 적이 있다.
포럼에서 필자가 발표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전체 레이저시장에서 차지하는 아시아(일본은 제외)의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며 이 시장의 50%를 한국이 차지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세계시장의 90%를 미국, 유럽, 일본이 차지(3개국이 30%씩 점유)함에 따라 아시아시장 규모는 협소하나 전자, 반도체, 자동차, 항공우주산업 등의 발전 가능성을 놓고 볼 때 미래의 아시아시장은 매우 유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세계시장 포럼에서 아시아를 논하지 않다가 올해 처음 포함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시장규모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체 레이저시장의 50% 이상이라는 것은 시장 주도국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의 제품에 비해 뒤지기 때문에 수출실적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의 장점인 고객의 니즈에 대한 유연성과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 대응 및 탁월한 응용력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아시아 시장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미국, 유럽 등 선진업체들에 비해 우위를 가지는 것이 결코 먼 훗날의 희망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서방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하며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마케팅에 관련된 제반 여건들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국내 업체들이 국제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선 내수시장에서 선진국 제품보다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업체들은 고객들에게 가급적 국내 생산제품을 사용하는 한편 사용시 발생한 문제점에 대한 사안을 제작회사에 알릴 수 있도록 유도, 협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지속적인 성능 향상과 품질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는 곧 국내 업체 및 국산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더욱 나은 성능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산업용 레이저 업체들이 안정적 생산을 위해 외국의 최고 제품을 선호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국산화 과정 속에서 차곡차곡 축적된 기술은 독창적 응용의 단계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업체들은 지금까지 이러한 점을 간과함으로써 중요한 시점에서 사업을 포기하거나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국내 레이저 가공기의 시장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하려는 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2002년 이전에 독보적인 레이저 가공기반을 구축하고 선진국으로 진출, 월드컵 개막일에 화려하게 펼쳐질 레이저 쇼가 우리나라 레이저 가공기 산업의 힘찬 도약을 축하하는 일로 받아들여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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