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고부가제품, 해외에서는 범용제품 위주로 생산을 특화하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총체적인 사업구조 조정에서 파생된 범용부품의 수급공동화에 대응,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생산 가속화와 정보통신 부상 등으로 국내 전자산업의 고도화가 급진전되면서 부품업체들 역시 고부가 품목으로 무게중심을 빠르게 이동, 향후 국내 중급 범용부품 시장의 수급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부품업체들을 시작으로 아직은 비록 초보수준이지만 국내 전자산업의 양극화에 따른 중급부품의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미국 및 일본의 전자업체들이 동남아로 대거 빠져 나가면서 해외동반진출을 성사시키지 못한 많은 부품업체들이 몰락하면서 자국내에서는 오히려 전반적인 범용부품 수급공동화가 발생했던 전례에 비추어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쇄회로기판(PCB)업체인 청주전자(대표 전우창)는 경쟁 대기업 및 선발 PCB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다층기판(MLB)사업에 주력함으로써 장차 국내 양면PCB 공급이 축소될 것으로 보고 오히려 최근 한계사업이라는 양면PCB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스테핑모터업체인 한국권선기술(대표 임종관)은 3.5인치에 밀려 거의 사장되고 있는 5.25인치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용 스테핑모터를 주력 생산, 일본 유수의 모터업체와 국내업체들을 제치고 현재 국내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중견 PCB업체인 새한전자(대표 윤영기)는 가전 3사 등 세트업체들의 해외생산 확대로 국내 민생용 단면PCB 수요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 대부분의 PCB업체들이 단면사업을 동결 내지는 축소조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단면설비를 늘리고 있다.
또한 태일정밀(대표 정강환)은 중국 하얼빈에 대규모 부품종합 생산기지를 확보, 수정진동자, PCB, 모터 등 국내 부품업체들이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등 부품업계 전반의 고부가 품목으로의 사업구조 조정을 역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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