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솨요」(어서오세요) 「안냐쎄요」(안녕하세요) 「방가」(반갑습니다). 최근들어 이용층이 급증하고 있는 컴퓨터통신 대화방을 접속하면 이렇듯 생소한 단어를 흔히 접한다. 이러한 한글 축약과 함께 「안대」(안돼) 「시로」(싫어)와 같은 표현방법도 자주 쓰이며 「:-D」는 웃음을, 「;-(」는 어머나 등 감탄사를 통해 표정을 대신하는 신조어도 등장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선 비판적인 시각은 이같은 컴퓨터 통신언어가 맞춤법 파괴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청소년이 컴퓨터통신 인구의 대부분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각한 한글파괴 현상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적지않다.
이에 대해 긍정론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보사회에서 더욱 빠른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이같은 한글 축약 움직임은 새로운 언어문화의 창출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다가 값비싼 통신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사이버시대에서 신세대들의 이같은 맞춤법 파괴현상을 한글 파괴가 아닌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들어 PC통신에 접속하면 이같은 한글축약 추세와 함께 관심을 끄는 또하나의 현상을 찾을 수 있다. 그간 영어로 일관해온 ID에 톡톡 튀는 한글 사용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PC통신 사용자들의 한글 이름 짓기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 가는 국어사랑의 좋은 예이다. PC통신이나 인터넷의 열풍은 앞으로 펼쳐진 정보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활용되는 새로운 언어체계는 그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하다. 미래 정보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기존 활자매체가 이른바 「종이없는 사회」로 일컬어지는 정보통신사회로 발빠르게 이행되기 때문이다. 네티즌 시대에서의 새로운 문화는 이렇게 형성된다.
최근들어 인터넷 보급 열기가 날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한글사랑이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한글정보화를 위해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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