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50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우수성을 폭넓게 활용하고 나아가 정보통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드높일 수 있도록 한글정보처리체계 규격을 표준화하고 기술을 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세기 정보산업 대국 진입과 한글의 세계화라는 2대 과제에 직면해 있는 현시점에서 정부, 단체, 학계, 업계가 공동 해결해야 할 한글정보처리체계의 과제로는 유니코드에 대한 대응과 미래 기술경쟁력의 핵이 될 자연어처리, 음성인식, 자동번역 등 한글 응용기술 개발 및 상품화가 꼽히고 있다.
이같은 요구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국적기업들이 현지국가의 문화적 특성을 상품에 흡수하려는 개발 및 마키팅 전략을 펼치면서 우리 학계, 업계의 몫인 한글정보처리체계까지를 통제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모든 언어를 2바이트 값에서 동일하게 처리하게 될 유니코드에 대한 대응은 언어의 고유특성이 오히려 정보전송의 방해물로 여겨지고 있는 인터넷 환경의 부상과 함께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응용소프트웨어에 대한 유니코드의 이식이나 체계논의 등 구체적인 대응 노력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이미 세계 정보통신환경의 기본 질서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앞으로 2∼3년 후, 늦어도 21세기 이전에 정착될 유니코드에 대한 우리의 대비가 미흡할 경우 20년 이상 지속돼온 한글코드 논쟁이 재연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민족 최대 문화유산인 한글이 오히려 정보산업 발전이나 정보화사회 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연어처리, 음성인식, 저동번역, 서체 등 한글응용기술의 확보는 정보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절실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당사국보다 한발 앞서 세계 주요 언어의 응용기술 개발에 착수, 일부 완성된 기능을 윈도95나 OS/2와 같은 운용체계에 채택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분야에 대한 국내 현황은 이미 70년대 말부터 박사급 학위논문이 발표되고 80년대 초반부터 산학협동으로 시제품 개발에 진행됐으나 상품화 단계에 이른 것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이 분야에 대한 관계자들의 연구개발 동기가 대부분 개인적 관심에서 출발한 데다 수익성을 감한해야 하는 기업들 역시 대규모의 상품화 비용에는 인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관련 프로젝트 지원규모도 일반 기업들이 자사 직원 3∼4명에 투자하는 연간 인건비 수준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한글응용기술 과제는 매번 형식적 업무수행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한글응용기술 개발과 상품화를 위해서는 정부, 학계, 업계 공동의 대규모 투자가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한편 한글정보처리체계의 또다른 분야인 키보드 자판배열이나 자모순배열 표준 등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러 표준이 난립, 정보교환과 호환성에 큰 지장을 초래했으나 90년대 중반 이후 정부, 학계, 업계의 공동 노력으로 해결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다 다행스러운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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