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특집] 21세기 신기술

급속한 기술발전이 이뤄지는 지금 미래에 대한 예측은 그다지 쉽지 않다.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들이 튀어나오고 상상속에서나 가능했던것들이 어느 한순간 현실로 다가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재를 사는 일반인들에게 새롭게 등장하는 문명의 이기는 끝없는 감탄과충격이다. 그러나 이같은 놀라운 변화는 기술개발 일선에 있는 이들의 시각으로 보면 전혀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아니다. 새로운 변화가 인간의 다양한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점에서 오히려 진화의 방향이 분명해예측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자연환경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할 때 사람들이 기대하는 21세기는 「보다 편리한 사회」다. 보다 쉽게 시각, 청각적인 만족을 얻을 수있고 알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 바로 그것이다.

21세기 전자산업을 이끌어갈 신기술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니 철저하게 이같은 요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버스페이스에 들어가 지금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음악회를 선택한다.

현장 모습이 3차원 입체영상으로 제공되는 가상공간에서 원음과 같은 연주를 감상한다. 연주자의 이마에 흐르는 땀이나 주변에서 나는 미세한 소음까지도 현실감있게 전달된다. 한마디로 현지 공간을 내가 있는 현재 공간으로이어놓아 연주회장에 있는 것과 흡사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공간은 간단한 터치나 음성명령으로 영화를 감상하거나 입체 화상전화를 걸 수 있고 각종 네트워크와 연결돼 정보수집 통로도 같은 시스템 안에서마련된다. 물론 재택근무 환경으로도 전환되며 각종 상품 구매 및 결제 루트로도 활용된다.」

이는 영화속에서나 나올 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달할 수 있는 통신망구축과 이를 활용하는 화상과 영상을 전송, , 구현하는 고도의 화상처리기술, 또 이를 하나의 공간에 실현하기에 필요한 디스플레이기술과 완벽한 오디오기술, 이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제어하고 운영하되 간단히 접근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 등이 마련되면 가능하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은 결코 실현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새로운 기술의 면면을 볼 때 이같은 가상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에가까운 것이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 정보통신,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의 경우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앞서 그려본 것과 같은 미래의 모습을 구체화하기에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전자분야에서 21세기를 주도할 기술은 역시정보통신서비스사업과 멀티미디어 관련 기술과 제품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보화사회와 연결시켜주는 멀티미디어기기의 경우 지금의 기술수준을 감안할 때 21세기 초까지 하나의 시스템에 의한 완벽한 통일운영체계 구축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21세기 중반이 되기 전까지는 과도기적인 성격이 강한 부문별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정보서비스, 통신기기, 컴퓨터, 가전 등 모든분야에서 이미 21세기를 겨냥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의 윤곽이 이미 드러나고있다. 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부품과 핵심기술 개발소식이 끊이지 않고있다.

21세기를 겨냥한 정보통신분야의 제품과 기술은 통신망과 관련된 각종서비스 부문과 단말기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유무선으로 얽혀가는 통신망은 음성, 데이터, 화상 등 모든 정보가 흐르고이는 세계를 하나의 공간으로까지 끌어들일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통신서비스는 무엇보다 확실한 미래지향적 산업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의 경우 정보통신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상의 각종정보를어떻게 쉽게 접근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가 소프트웨어 개발의 주요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터넷은 물론 네트워크상에 흐르는정보들을 하나로 묶어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몇년 안에 실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네트워크 전송속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보를 고속으로 전송할 수있게 해 VOD 등 대화형서비스까지 응용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케이블모뎀,비대칭디지털 가입자 회선 기술(ADSL) 등의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이들 기술은 B-ISDN 구축이 21세기 초까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통신망의정보통신서비스 영역확대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정보통신단말기인 PC 분야에서는 통신기능만을 특화해 네트워크로 메인프레임 등과 연결, 저가에도 강력한 기능을 가지는는 네트워크 컴퓨터 등이 차세대 PC로 주목을 끌고 있으며 동화상의 구현 등 멀티미디어 환경에 보다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P6(686급)칩 채용PC도 3~4년후부터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능적으로는 음성인식 기술의 접목으로 대화형 PC나 펜입력PC 등 키보드의 기능이 대폭 축소된 PC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

통신기기의 경우 보다 소형화된 휴대전화나 PC기능, 인터넷 접속기능이 통합된 스마트단말기 등 소형 휴대정보통신기기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가전분야에서는 시스템화, 멀티미디어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예상된다. 컴퓨팅 환경에서의 홈오토메이션이나 홈시어터 등으로 백색가전은물론, 공조기기, AV시스템이 통합되고 이를 가능하게 할 개별제품의 기술적인 발전도 뒤따르게 된다. 최근 선보이기 시작한 인터넷 TV는 물론 차세대TV인 고화질TV, 벽걸이TV, 입체TV 등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홈오토메이션은인터넷 등 통신환경까지 접목돼 가정정보화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에 통신, 컴퓨터, 가전은 많은 부분 통합관리되는 체계가 형성될 것이 확실하다. 여기에는 인간의 감정을 분석, 보다 만족스러운 환경을 만들려는 감성공학 기술이 새롭게 부가될 전망이다.

최근 선을 보이는 차세대 기록매체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 부분품은 물론 디지털화되는 방송통신 분야의 발전도모두 이상과 같은 범주에서 21세기초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새로운 개념과 관련 제품들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우리나라는 물론 선진 각국에서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첨단기술개발사업단(ATP)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정보통신기술개발전략사업(ESPRIT), 유럽공동연구 개발조정프로그램(EUREKA)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또 일본은 차세대기반기술개발사업 계획,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을 향한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 등이 수립돼 차세대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00년을 기점으로 개발 추진하는 주요 과제들을 감안할 때 컴퓨터, 멀티미디어 분야의 경우 음성, 동화상, 정지화상 등을 포함하는 멀티미디어서비스,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컴퓨터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언어를 광범위하게 인식하는 컴퓨터가 2010년, 인간의 창조메커니즘을 컴퓨터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은 2015년에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도로교통 최적관제시스템과 손목시계크기로 음성과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터미널이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1테라바이트 용량 DB에서 10초 안에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도21세기초에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상당한 발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1GD램은 물론 1칩당 1Gb 메모리급 이상의 초 LSI도 가시화되고 기존 반도체와는 또다른 개념인 양자반도체도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개의 칩에 현재 개별적으로 구성된 PC 기능들을 통합한 원칩컴퓨터가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위에서 열거한 기술과 제품들 외에도 새로운 기술개발을 위한 많은 시도들이 국가지원 연구기관이나 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들 기술이 21세기 초개발되면 파급효과가 엄청나 지금으은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가전, 정보통신 기기들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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