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창간 14주년을 맞아 수출감소,국제 경쟁력 저하 등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아 국내 전자 정보통신업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올바른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리서치와 함께 「경기동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대상은 국내 정보통신과 가전, 컴퓨터, 산업전자 부품, 유통분야의 2백1개업체를 대상으로 총화 표집법을 사용했다. 조사기간은 지난 8월중순부터 9중순까지로 해당업체의 대표급 임원 및 그에 상응하는 권한을가진 사람들로 제한했고 면접원과의 1대1 개별 면접 조사방식을 취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 한계는 플러스 마이너스 3.26.4%이다.
<편집자>
<국내경기 진단>
국내 전자, 정보통신업계는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대부분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한 경기동향을 묻는 질문에 「약간 나쁘다」와 「매우 나쁘다」고 응답한 업체가 각각 49.3%와 23.4%인 반면 「약간 좋다(11.4%)」 「매우 좋다(1.5%)」 등 긍정적인 시각은 12.9%에 불과했다.
그러나 경기진단에 대한 시각은 업종별로 크게 엇갈려 업종에 따라 경기명암이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의 경기가 「매우 나쁘다」고 대답한 비율이 정보통신과 컴퓨터는 각각 4.8%와 13.3%에 지나지 않았으나 가전(25.7%),산업전자(29.7%)는 이보다 체감지수가 훨씬 높았다.
이와 함께 부품업계의 경우 「매우 나쁘다」 및 「약간 나쁘다」는 응답이31.9%와 55.6%를 차지해 경기불황을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수치는 전자업계가 전반적으로 경기하강을 체감하고 있지만 소위첨단업종이라는 정보통신, 컴퓨터분야는 상대적으로 불황을 덜 타는 것으로분석하게 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으로는 매출(37.1%) 및 수출(32%) 감소가 압도적으로많았고 이에 따른 재고증가, 자금사정 악화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업계는 경기부진의 원인이 「국내 경기 전반의 침체(42.3%)」와 「기술낙후/품질저하(14.9%)」라고 대답해 특정산업만이 아닌 한국경제 전반의 현상이라는 시각을 보였고 「임금상승/노사관계 악화(12.9%)」및 「경제정책 부재(6.5%)」 등이라고도 응답했다.
특히 임금상승문제는 현재 우리 경제의 취대 취약점이 고임금, 저효율구조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향후 이의 해결책이 주목되고 있고 「경제정책 부재」 역시 수출확대를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와 고금리, 고지가 등에 대한업계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침체 극복방안>
업계는 현재의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기술개발이 절실하다(29.9%)」고 응답, 첨단업종의 경쟁력 확보방안이 기술개발임을 보여주었고 자금사정 악화를 풀 수 있도록 「자금지원이 확대돼야 한다(16.4%)」는대답도 많았다.
이밖에 수출증대를 겨냥한 「마케팅력 강화(11.9%)」와 「품질향상(9.5%)」 및 「신제품 개발(9.0%)」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은 이런 가운데서도 무려 79.1%가 올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늘려 잡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중 50% 이상의 계획을 설정한 기업도 7%에 이른 것으로 조사돼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상반기를 거치면서 올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는 「매우어렵다(21.4%)」와 「약간 어렵다(48.8%)」를 포함, 절반 이상의 업체들이매출목표 달성에 비관적인 예상을 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경기 체감지수와 마찬가지로 정보통신과 컴퓨터가 목표달성에상대적으로 강한 자신감을 보였는데 「초과달성이 가능하다」는 응답도 각각11.9%와 13.3%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은 매출목표를 채울 수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40% 이상으로 조사됐으나 중소기업은 27%에 머물러 경기 양극화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풀이됐다.
전자, 정보통신업계는 매출목표 달성을 위한 별도의 대책을 갖고 있냐는설문에 절반이 넘는 57.2%가 「없다」고 대답, 경제 전반의 어려움에 따른뚜렷한 방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매출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해외 마케팅 강화/시장개척(32.6%)」을 꼽아 역시 수출확대를 돌파구로 보고 있고 「유통/신제품개발(31.4%)」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경기전망>
업계는 현재의 경기상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되고 중반기 이후에는 본격 회복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단기전망과 관련, 연말까지의 경기동향을 묻는 질문에 「현재와 비슷할 것(36.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좋아질 것(16%)」이라는 예상보다는 「나빠질 것(38%)」이라는 응답비율이 더욱 높아 단기간의 경기회복에는 부정적이었다.
업종별로는 역시 정보통신과 컴퓨터만이 「현재와 비슷」하거나 「좋아질것」이라는 대답이 절반을 넘어서 희망적이었고 가전, 부품, 산업전자는 비관론이 훨씬 많았다.
연말까지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론의 원인으로는 「정보통신 수요증가(40.5%)」가 압도적 지지를 얻어 이 분야의 파급효과를 짐작할 수 있게 했고 「연말특수(7.1%)」와 「수출증대(7.1%)」도 희망적 요인으로 제시됐다.
반면 경기악화를 점치는 업체들은 「세계 경기의 불황(39.5%)」과 수요감소(23.4%)」 「업체의 경쟁력 감소(20.2%)」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경기 회복시기와 관련해서는 업종을 불문하고 「내년 하반기 이후」가 31.3%로 가장 많았다. 중반기는 23.4%, 상반기는 13.9%로 조사돼 내년 초부터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가 중반기 이후부터는 본격 회복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업계는 이같은 전망을 토대로 신규사업 진출 등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설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업체의 74% 이상이 사업영역 확대와 신규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각각 86.7%와 81.1%의 응답률을 보인 컴퓨터와 산업전자사업이다각화에 가장 적극적이었고 부품(69.4%), 정보통신(69%)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업계가 컴퓨터 및 커뮤니케이션으로 대표되는 멀티미디어시대의 영역파괴현상을 염두에 두고 인접부문의 사업진출을 서두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품 및 정보통신업계의 다각화계획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부품의 경우전문성이 강조되는 분야이고 정보통신은 이미 최첨단업종으로 자리잡은 만큼다각화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현재의 사업부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사를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사업다각화에 나설 계획이 있다고 밝힌 업체 중 무려 41.6%가 정보통신부문을 그 대상으로 꼽아 산업환경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고 부품분야를희망한 비율이 20.1%로 그 다음 순서를 차지했다.
또 유통산업과 영상산업에 진출하겠다는 응답도 각각 6%로 나타나 상위권을 차지, 산업추세를 반영했고 컴퓨터 및 자동화분야를 상정한 업체는 의외로 낮은 2%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컴퓨터업계와 산업전자업계의 약 절반이 정보통신사업 참여를추진, 인접부문 공략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고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60.6%가 정보통신을 희망, 이 분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된다는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반대로 중소기업은 36.2%만이 정보통신업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응답,기술 및 자금력의 열세를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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