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제공업체(IP) 협회가 창립총회를 열고 발족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DB산업협동조합의 결성이 난항에 부닥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런 소식을 듣고 문득 6년 전 일이 떠올랐다. 우선 IP협회의 창립을 축하한다. 그리고 DB산업협동조합의 건투를 빈다.
90년 봄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잘 하고 있겠지만 그 당시 조금 무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온라인 정보서비스에 열심이던 모 업체 사장실에서 몇몇중소업체 사장들이 모였다.
「사장들」이라지만 참석업체의 매출을 모두 합쳐봐야 웬만한 회사 매출도못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자리에서 나온 얘기의 골자는 「단체를하나 만들자. 중소IP들의 애로 사항을 서로 나누고 정보교환을 하며 정부의관심을 불러 일으키자」는 것이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발기인 대회까지 했다. 그런데 거기서 논란이 생겼다.
첫번째가 이름이다.
IP협회와 DB협회의 두 개로 의견이 갈렸다. 그 당시 논란을 벌이던 이름들이 각기 별도로 거론되는 것을 보면서 문득 그때 생각이 난 것이다. 두번째는 범위였다. 찾고 모으다 보니 회사들이 꽤 많았는데 참여하는 회사들의 규모가 천차만별이었다. 아무튼 DB산업협회로 이름을 정한 이 단체는 지금은데이터베이스 진흥센터로 통합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아직도 그때 이름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던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때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소리지만 대세가 DB산업협회로 기운 것은 그 이름이 더 「있어」 보였기 때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뭐가 그리 다른가. 새로 출범하는 단체들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 뒤로 새로 나온 말들이 ICP나 컨텐트니 하는 것들이다. 마치 학식을 자랑하듯 하는 외래어 홍수 속에서 그래도 나와 상관이 있을 법한 단어는 알아야 할 것 같아 여러 사람들의 설명을 들어 봤다. 그러나 무식한 학생 같은나를 앉혀놓고 논리적으로 산업적으로 기술적으로 기능적으로 설명해 준 많은 분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나는 다 듣고 나면 「다른 게 뭔데」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새로운 분야일수록 남의 나라 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 낯선것을 먼저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들한테 가르쳐주는 우월감을 느낄 지도모르지만 그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훌륭한 태도는 좀 더 총체적으로 이해하여 간명하게 우리들의 용어로만들어 주는 것이다.
나는 삐삐란 이름을 좋아한다. 어느 회장실 비서가 「페이저 번호 불러드릴게요」 하는데 나는 쉽게 알아듣지 못했다. 전문분야일수록 알기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석은,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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