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들(Bundle)은 묶음이라는 뜻으로 영업 측면에서는 특정 인기상품을 판매할 경우 다른 제품을 끼워 파는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업체와 하드웨어업체간에 또는 소프트웨어업체와 소프트웨어업체간에 번들공급이 성행하고 있다.
이같이 번들영업이 유행하는 원인은 자체적인 영업력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영세한 소프트웨어업계는 마케팅력의 부족을 다른 유명업체와 번들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완하려 한다. 또 나름대로 이름이 있는 소프트웨어업체마저도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대기업들과 번들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업체의 번들공급은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번들영업을 담당하는 업체가 소프트웨어의 공급가격을 턱없이 낮게 요구하고 있으나 영세한 데다 마케팅력이 없는 소프트웨어업체로서는 이를 수락하고 만다.
따라서 번들영업은 우리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계륵(鷄肋)이다. 자체 영업력이 부족한 소프트웨어업체들로서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어 번들을 자제하려 해도 경영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번들공급에 나서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번들영업은 소비자들에게 소프트웨어라는 존재가치를 부여해 주지못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예컨대 PC 1대를 사면 수십종의 소프트웨어는 저절로 따라오게 되므로 소비자는 구태여 돈주고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소프트웨어시장이 정상적으로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산업이 발전하려면 건전한 시장질서 및 유통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그러나 번들영업이 유행해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마련될수 없고 따라서 정상적인 유통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힘들여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대해 소비자들이 올바르게 평가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업계가 먼저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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