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씀이가 헤프면 남는 것은 빈궁과 빚뿐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가난뱅이 생활을 각오해야 한다. 요즘 경기가 내리막을 달리고 있어 걱정이다. 모두가 생존전략 마련에 비상이 걸려 있다. 개인이나 기업체, 정부는 불황극복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올초 우리는 오는 2020년이 되면 우리의 경제규모와 1인당 국민소득이 각각 세계 7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장비빛 청사진을 내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이 청사진은 경상수지 적자가 1백2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빛이 바래고 말았다. 앞으로 수출시장 전망도 밝지 않아 장미빛 청사진의 실현은 불가능한 상태다.
이제 남은 과제는 모두가 지혜를 모아 불황을 극복하는 일이다. 그러자면우선 씀씀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도 국민들의 과소비 풍조는 달라진 게 없다. 지난 11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지난7월 말까지 한국이 미국에서 들여온 자동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나 늘었다. 냉장고나 청바지 등 소비재 수입도 증가했다고 한다. 프랑산 고급와인의 수입도 지난해보다 70%가량 늘었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백화점에서 외산제품의 인기는 국산품보다 월등히 높다. 같은 원단에다 디자인이 비슷한 의류도 외제상표가 붙으면 가격이 비싸다. 그런데도 외산코너는 손님들로 항상북적댄다. 도시 근로자들의 경우 지난 2분기중 소득은 전년도보다 13.3% 늘었으나 지출은 1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이 수입을 앞지른 것이다. 이런 생활은 가난을 향해 지름길을 달리는 것과 같다.
최근 미국 하원은 미국인들에게 국산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국산품 애용추진법」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미국은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3배나 많은나라인데도 국산품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도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국산품을 쓰는 자세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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