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PC 스피커 불법품 기승

멀티미디어PC용 스피커시장에 특별소비세를 납부하지 않은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판을 치고 있어 정식 제조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멀티미디어 PC의 보급 확산에 힘입어 PC용 소형 증폭스피커 시장도 지난해의 2배 규모인 3백억원 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시장의 60% 이상을 저가 불법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어 정식허가를 내고스피커를 제조하는 업체들의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고 있다는 것이다.

용산전자상가 등지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는 이들 제품은 대다수가 중국에서 싼 값으로 수입된 PC용 유닛과 금형 등을 국내 영세 업자들이 구입해가내수공업 형태로 제조하는 것으로, 약 30여 종의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제품은 소형 스피커에 부과되는 19.5%의 특별소비세도 내지 않기때문에 기존 업체들과의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소세를 부과한 소형 스피커의 경우 시중 가격은 5만∼15만원 선에서형성되고 있지만 이들 불법 제품들은 최저 5천∼2만원 의 저가에 판매되고있다.

지난해 PC용 스피커 단일품목으로 40억원의 매출을 올린 A업체의 경우 올해에도 PC용 스피커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매출목표를 1백억원으로 늘려잡았으나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는 저가 불법제품들로 인해 제품판매가 안돼 지난 7월까지의 매출은 오히려 작년보다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같은 영향으로 당초 계획했던 제품개발 계획 및유통망 확충 등의 계획을 모두 취소시켰다.

스피커를 전문 제조하는 B업체도 PC용 스피커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제품개발을 서둘러 이 분야에 참여했으나 불법제품들의 난립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현재 PC용 스피커 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이밖에 PC용 스피커를 생산하는 기타 업체들도 저가 불법제품들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내수사업을 포기하고 대기업들과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나 해외시장 쪽으로 사업방향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식으로 세금을 내고 제품에 가격을 매겨선 이들제품과 가격경쟁이 불가능하다』며 『국세청에서 이들 불법 제품에 대한 단속을 펴든지 아니면 특별소비세를 조정해야지만 세금을 내는 정식 제조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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