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국회의원, 국회통신과학기술위원회)
민주시민 사회에서 헌법은 중요하다. 헌법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공동체를인간이 함께 살수 있도록 만드는 법규범은 그 공동체가 파괴되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만약 헌법이 파괴된다면 그것은 대단히 심각한 일일 것이다.
우리는 민주사회를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운 양심적 헌법학자는 물론 많은 지식인들, 심지어는 문화예술인 종교인들까지 나서서 민주사회의 공동선을 지키기 위해 싸워 왔다. 파괴되었던 민주헌법은 그와 같은 양심적인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회복되며 제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이제는 부족하나마 그 윤리의 가치체계를 세워가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바로세우는 데 더 많은 땀과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과학과 기술의 가치체계 수립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초보적인 공동체의 윤리체계를 세우느라 긴긴 세월을 보내는 동안 과학과 기술의 가치체계를 세우는데는 그만큼 등한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국민들의 가슴에 한을 남기며 무너져 버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준공 과정에서 어떤 감리자가 원칙대로 직무를 수행하며 시공회사와 시비를 벌였다는 기록을 찾아 볼 수 없다.
바닷모래가 아파트 단지 조성에 쓰이고 썩어버릴 것이 분명한 시화호가 조성되는 데도 어떤 과학자나 전문기술인의 이의 제기가 있었다는 기록을 우리는 발견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동안 과학기술의 올바른 가치체계를 세우는데 등한히했기 때문에최근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과학기술의 올바른 가치체계를 하루 빨리 세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학기술인들이 「대충대충」 「빨리빨리」를 요구하는 부당한 요구에 「아니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21세기 선진조국의 건설은 바로 그와 같은 도덕적 결단을 할 수 있는 과학자와 전문기술인들이 많이나타나는 경우에만 이룰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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