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반도체 3사 하반기 투자 제대로 집행될까

국내 반도체 3사의 하반기 투자, 당초 계획대로 집행될까.

D램가격 하락으로 경기위축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3사가 올 초 발표한 투자계획의 실행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3사는 이와 관련, 『약간의 투자지연으로 인한 이월분 발생과 투자우선품목 조정 정도만 있을 뿐 전체적인 계획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한결같이 밝히고 있다.

이는 현재 소자업체들의 투자지연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상황과는 분명 배치되는 얘기다. 하지만 소자업체들의 주장대로라면하반기 이후 반도체 주변산업의 경기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올 초 반도체업계가 발표했던 「96년 투자계획」을 보면 LG반도체가 3조3천억원(시설투자 2조7천억원, R&D 6천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전자가2조8천억원(시설투자 2조5천억원, R&D 3천억원), 현대전자가 2조2천억원(시설투자 1조9천억원, R&D 3천억원) 등 반도체 3사의 총투자액은 무려 8조3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 가장 많은 투자액을 쏟아부은 업체는 삼성전자로 알려졌다. 삼성은 상반기에 기흥 8라인 구축을 중심으로 1조5천억원을 투입했고R&D도 전력용반도체, ASIC분야 등에 1천2백억원을 투자, 예정대로라면 현재1조1천8백억원의 하반기 투자를 남겨놓고 있는 셈이다. LG반도체도 청주 C3라인 신설과 C2 및 조립라인 보강 등에 1조2천억원, 64MD램 및 ASIC을 비롯한 비메모리 개발에 3천억원 등을 포함, 상반기에 총 1조5천억원을 투입했고5천억원 정도는 내년으로 투자를 이월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의 하반기 투자는 아무리 많아도 1조원을 약간 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전자는 상반기에 이천 FAB7 및 조립라인 보강 등에 1조1천억원과 마스크숍 구축에 2천억원 등 총 1조4천억원을 투입해 하반기에 약 8천억원의 투자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시설투자는 장비발주 시기보다는 입고이후 결제시기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업체마다 투자 집행시기가 다를 수밖에 없어 특정시기를 놓고 투자의 과다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최근 들어 소자업체들이 경기위축을 이유로 16MD램 라인증설을 지연시키거나포기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하반기 투자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한 『명목상 투자우선 품목조정이나 투자이월도 결국 시설투자의대부분을 차지했던 16MD램 증설의 차질을 의미하는 것으로 마땅한 대체투자분야가 없는 한 큰 폭의 투자축소까지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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