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PCB업계 자금난...대기업.중견기업 인수 잇따라

중소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갑작스런 수요위축과 신규투자 부담 등으로 인한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기업이나 중견업체들에 잇따라 경영권을 넘기는 사례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CB산업이 지난해 하반기를 정점으로 침체국면으로 급반전되면서 중소업체들의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유원전자, 남양정밀(현 이수전자), 백산전자, 송월전자 등 중소 PCB업체들의피인수가 줄을 잇고 있다. 이는 풍부한 자금동원력 없이는 PCB산업의 장치산업화와 갈수록 「파인패턴화」되는 기술추세를 따라가기가 힘든 데다 PCB업계의 양극화로 경영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부도를 미연에 막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사례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6, 7위권의 단면PCB업체인 백산전자(대표 여삼출)는 최근 주 거래처인 삼성전자의 해외생산 확대에 따른 수요위축 예상과 자동화설비 투자에 따른 자금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자동차부품업체인 삼영케불(대표 최오길)에 51%(4억3천8백만원)의 지분을 매각, 경영권을 넘겼다.

이에 앞서 연성PCB업체인 유원전자는 계속되는 누적적자로 인한 자금난의벽을 넘지 못하고 주류업체인 대선주조에서 지난해 말 또다시 영풍그룹으로1백억원대에 인수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대우그룹 관계사였던 남양정밀은 적자누적에서 벗어나고 대형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증자방식을 통해 이수화학에 경영권을 완전 이양, 이수그룹으로 편입됐다.

이밖에 남동공단 소재 샘플PCB업체인 송월전자(현 성수전자)가 최근 대협전자 출신의 유창하씨에게 인수되는 등 중급업체의 「주인바뀌기」가 소규모업체로까지 대거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중견업체들의대기업 피인수설이 끊임없이 나도는 등 M&A가 잇따를 조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PCB산업이 위축됐다고는 하나 PCB 자체는 정보통신, 자동차,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여전히 핵심 기간부품으로서 가치가 크기때문에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M&A를 통한 사업참여는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단면 월 2만∼3만장, 양면, 다층 월 3천∼4천장대의 어느정도 규모를갖춘 업체들의 피인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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