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음성통신기술 개발 시급하다

裵明振 숭실대 정보통신학과 교수

국내 통신산업은 그동안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미 작년에우리는 무궁화위성을 발사해 위성통신시대에 돌입했고 올해초 세계 최초로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 상용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국내 통신산업은 이제 외형적으로 선진국 못지않게 거대화하고 있으나 그내막을 살펴보면 실제와는 차이가 많다. 기반기술 분야는 거의 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통신산업은 허약한 공룡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무궁화호 위성은 물론 CDMA 상용서비스까지 그동안 이루어 온 성과는 거의외국기술을 수입해 국내에 옮겨 놓은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통신산업중 특히 외국의존도가 극심한 분야가 음성통신 분야이다. 그중에서도 음성인식 및 처리기술은 국내 기술기반이 거의 없을 정도로 취약하다.

인간의 오감 중에 청각(음성인식)은 의사소통을 위한 가장 원천적인 감각이지만 이 원천적인 감각을 다루고 응용하는 음성처리기술이야말로 통신산업발전의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음성통신분야가 통신산업발전의 기반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문자 및 화상위주의 데이터통신의 그늘에 가려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음성처리 관련 시스템은 대부분 주요 핵심칩을 비롯해 부품 등을 수입하고 있다.

실례로 국내서 상용화한 디지털 이동전화기 역시 미국 퀄컴사나 일본의 주요 업체로부터 핵십칩 및 설계기술을 대부분 도입했고 국내에 널리 보급된각종 음성처리시스템 역시 미국 다이얼로직사의 부품을 그대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음성처리기술은 단순 아날로그방식의 언어전송이나 습득에 한하지 않음에그 중요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간의 의사소통이 청각, 시각, 촉각 등 하나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복합적으로 상호작용 하는 것처럼 일반 데이터통신에서도 음성처리 및 인식은 단순기술이라기보다는 전체 통신산업 발전을 위한 기간산업 분야로 간주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일부 학계에서 논문이 발표되는 사례를 제외하면 음성처리 및 인식분야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계에서 기술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경쟁력있는 통신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취약분야인 음성통신에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육성책이 필요한다.

우선 학계에 음성통신 연구지원비를 늘리거나 기술개발 및 관련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등 폭넓은 연구를 지속할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한편 학계에서 개발된 기술을 업계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산­학 협동체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이 분야에 참여하는 중소업체 등에 병역특례 혜택을 입거나 기술지원자금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부처의 유망 중소기업 등 선정에 우선점을주는 것도 한 방편이다. 산업계에서도 이 분야에 연구개발비를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국개 기반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통신장비 및 시스템에서 대외의존도를 현격히 낮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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