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아이(CTI)그룹은 소위 미래 유망산업이라는 통신분야의 각종 사업에손대고 있는 통신전문그룹이다.
이동통신관련 엔지니어링사업을 하는 씨티아이를 모체로 항공관련 부가통신(VAN)사업을 하는 에어링크코리아, 무선LAN 카드의 레이컴, 이동통신 기지국장비의 에어컴, 통신용 반도체 패키징사업의 씨티아이반도체 등 5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그룹의 특징은 계열기업 모두가 외국의 내로라하는 유명회사들과의 합작형태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 그럼에도 지난해까지는 그룹 전체의 매출이몇십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본격적인 사업화가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그만큼 현재 손대고 있는 사업들이 대부분 이제 막 시장이 열리는 미래산업들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씨티아이그룹의 또 다른 특징은 중소기업군이지만 대기업과 같은 조직 및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2, 3년 후의 시장을 내다보는 사업적 특성에 맞게 과감히 선투자하는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그룹을 총괄하는 대표사장과 각 계열사별로는 담당사장, 재미학자를 기술고문으로 활용하는 등 작은 재벌그룹 같은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다. 씨티아이반도체는씨티아이그룹 중 가장 먼저 사업성을 확보해 가는 「시드」기업이라 할 수있다.
씨티아이반도체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생산업체로 유명한 미국의 레이시온社와 씨티아이의 합작으로 94년 설립됐다.
통신용 고주파(RF)칩의 패키징사업이 주력인 이 회사는 합작이 성사되자마자 총 2백억원을 투입해 충북 음성군에 대규모 패키징공장 건설에 착수, 지난해 6월 준공했다. 연간 2천만개의 칩을 패키징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춘이 공장은 무선통신용 갈륨비소반도체 패키징 단위공장으로는 세계적으로도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큰 규모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특유의 빠른추진력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한햇동안 시험가동을 거친 이 공장은 올 4월부터 실질적인 양산에 들어갔으며 올해 레이시온에 1천6백만달러 어치를 수출하는 등 올해 총 1천8백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독자개발한 패키징방법을 미국 등지에 특허출원, 기술적으로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장인 김종태씨의 이니셜을 따 「J T Method」로 명명한 이 패키징방법은 그동안 세라믹 패키지 사용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던 RF칩의패키징재료를 플라스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것.
일반적으로 갈륨비소 반도체칩은 매우 약해 일반 몰딩방법으로는 성능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칩과 패키지 사이에 약간의 공간을 남기는 에어캐비티방법을 채택해야 하나 그동안의 플라스틱 패키지로는 이것이 불가능했던 것.
씨티아이반도체는 일본에서 다른 용도로 생산되는 특수접착제를 발굴, 적용함으로써 플라스틱 패키지로 대체가능토록 했고 리드포밍을 위해 금형을 7번이나 교체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이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이 기술의 개발로 신뢰성을 세라믹패키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달성하면서도 가격을 10분의 1 이하로 낮췄고 대량생산도 가능케 됐다는 주장이다.
이름도 없는 씨티아이반도체가 공룡과 같은 레이시온과 손을 잡게 된 것은김훈 대표사장이 현대그룹에 재직시 알게 된 김혜봉 박사(현 씨티아이 미국지사장)가 레이시온의 화합물반도체공장 사장으로 있는 미국인 친구를 소개하면서부터다. 합작이 성사되면서 레이시온과 포괄적인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한 씨티아이반도체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용 RF칩세트 기술을 전수를받는 것을 첫 사업으로 현재는 개인휴대통신(PCS)용 RF칩세트, 이리듐용 LNA(Low Noise Amp)모듈 등에서 협력을 진행중이고 잠수함에 사용하던 위성방송수신용 초소형 안테나기술을 이전받아 상업화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두텁게 하고 있다.
씨티아이반도체는 현재의 생산능력을 내년에는 2배 이상으로 늘리고 오는2000년까지는 연산 1억개까지 늘려 전세계 갈륨비소반도체 패키징시장의 40%를 점유, 세계 최대의 실리콘 반도체 패키징업체인 아남산업과 더불어 세계반도체 패키징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이 패키징공장이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드는 내년 무렵에는 약 5백억원이 들어가는 웨이퍼공장도 건설, 일관생산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김훈 씨티아이그룹 대표사장은 『냉전종식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군수기술의 민수화가 활발히 추진되면서 이 기술의 활용도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으나 이는 외국의 유수기업이라도 단독으로 하기 어려워파트너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외국기업과 공동개발을 통해 다양한 첨단 통신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장래 포부를 밝힌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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